미디어 시장 변화…한계 봉착 케이블과 희망 생긴 OTT
다이렉트미디어랩 "케이블 강점 살린 새 수익 사업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국내 케이블 TV 업계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
케이블TV는 성장도 없고 큰 침체도 없는 사실상 퇴보 상태에 놓여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의 2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2천546억원, 영업손실 1억5천9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68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도 줄었다.
위축된 업황에 케이블TV 업계는 그동안 무료로 제공해온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LG헬로비전[037560]과 HCN은 다음 달 3일부터 지상파 무료 VOD 서비스를 종료한다. KCTV광주방송, 푸른방송, 남인천방송, JCN울산중앙방송, 씨씨에스충북방송 등도 중단할 예정이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최근 한국방송학회 '합리적인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마련' 세미나에서 주요 유료방송 사업자들을 '한계 사업자'로 규정하며 "유료방송의 경영 악화는 결국 콘텐츠 대가로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료방송 시장과 콘텐츠 시장의 동반 붕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MSO)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2천334억원)에서 2022년 1.2%(193억원)로 급전직하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생존책 마련을 위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중심으로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만들었지만,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OTT는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 등의 선전으로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파리올림픽 때는 선수단의 메달 낭보가 이어지면서 웨이브 시청률이 평소보다 2.3배가량 급증했다. 티빙도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의 인기로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한국 구독형 VOD 시장이 올 상반기 70만5천명 가입자가 증가해 총 2천80만 명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리서치·컨설팅 회사인 AMPD와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구독형 VOD(OTT) 시장 규모는 구독자 확대와 함께 전년 대비 11%가 증가한 9억2천200만 달러였다. 시청 시간은 5% 증가한 1천30억 분으로 늘었다.
미디어 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랩은 미디어 시장에서 이어지는 '케이블TV 약세, OTT 강세' 트렌드는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특히 티빙 프로야구 중계, 미국 파리올림픽, NBA, NFL 등 스트리밍의 스포츠 중계 강화 등 스포츠 유통도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면서 유료방송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이렉트미디어랩은 "급격하게 오르는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는 점유율 확대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OTT 사업자들이 저렴한 광고 기반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어 장기 전망은 유료방송에 유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이블 TV 등 레거시 미디어들이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FAST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번들'을 낸다거나 지역 홈쇼핑 같은 미디어 커머스를 강화하는 등 새 수익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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