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운사 머스크 CEO "화물 수요 탄탄…美침체 징후 안 보여"
LNG선 발주, 친환경 방침에 변화…연말까진 홍해 피해 운항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 머스크의 빈센트 클럭 최고경영자(CEO)는 화물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며 미국 경기침체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빈센트 클럭 CEO는 7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소매업체와 소비자 브랜드의 미국 수입용 주문을 살펴보고 있는데 수요가 여전히 꽤 견고한 것 같다"며 "적어도 우리가 보는 자료들은 현재 소비 수준이 계속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클럭 CEO는 "미국 재고는 올해 초보다 많지만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거나 당장 상당한 둔화가 예상되는 수준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NBC는 5월 미 소매업 재고가 7천939억 달러(약 1천94조 원)로 작년 동월보다 5.3% 증가했고, 컨테이너 익스체인지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표들은 재고가 수요보다 많다고 시사한다고 말했다.
클럭 CEO는 지난 수년간 컨테이너 물량 회복세에 놀랐으며,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감소, 세계 경기 침체 위험, 유럽 에너지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서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쳐서 2023년에 운임이 하락했다.
올해는 홍해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상황이 일부 달라졌다.
클럭 CEO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선박들이 홍해를 피해서 운항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회로 인해 선박이 더 많이 필요해졌고 2분기와 3분기에 일부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단기적으로 선박 확보 등에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런 배경에서 2분기 순이익이 7억9천800만 달러(약 1조1천억 원)로 작년 동기의 14억5천만달러에서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는 홍해를 우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비용이 더 커지고 고객에게도 전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C는 아시아에서 유럽이나 미국 동부 해안을 오가는 노선 비용이 20∼30%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머스크가 선박을 최대 60척 신규 발주할 예정이고 이 중 많은 수가 탄소 기반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라고 보도했다.
신규 선박들은 벙커유로도 작동이 가능하며, 2026년부터 2030년 사이에 인도된다.
이는 LNG 추진선을 피하고 탄소 배출이 적은 메탄올 추진 선박에 집중하겠다던 약속과는 배치된다.
클럭 CEO는 "한가지 기술에 전적으로 베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회피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분의 1로 줄이고,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첫 그린 메탄올 선박이 머스크에 인도됐다.
WSJ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액체 메탄올을 포괄하는 그린 메탄올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며 가격이 벙커유의 최대 두배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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