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과 합병비율 유지…정정신고서 제출
소액주주 반발에도 "분할합병 기업가치 제고 측면서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전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합병과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과 관련한 정정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15일 그룹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증권신고서를 낸 바 있다.
이번 정정신고서 제출은 금감원이 지난달 24일 '증권신고서에 합병과 관련한 중요 사항이 기재되지 않았다'며 보완을 요구한 지 2주 만이다.
증권신고서에 담긴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이를 두산로보틱스에 흡수 합병,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바꾸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사업 부문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우선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내년 상반기에 두 회사를 1개 회사로 합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주식 교환 비율을 1대 0.6317462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비율을 두고 소액주주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두산로보틱스와 매년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하는 두산밥캣이 시가 기준에 따라 합병 비율을 정한 것은 불공정하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 측은 정정신고서에서 이 같은 비율을 유지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 부문(투자사업 부문)이 투자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은 상장된 시장성 있는 투자주식으로, 현금흐름할인모형이 아닌 기준시가를 적용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정정신고서를 통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이유를 추가로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사업 부문을 흡수 합병하는 이유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신기술 확보와 적시의 생산 설비 증설을 위한 현금 확보, 추가 차입 여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이번 분할합병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구조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손해를 본다는 주장에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은 영위 사업이 전혀 달라 양사 사이 사업적 제휴와 협력,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주요 사업인 대형원전과 소형모듈형원전(SMR) 등에 집중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산밥캣 주식을 직접 두산로보틱스가 사들이는 절충안에 대해서는 "매각 대금은 두산에너빌리티로 귀속될 뿐이고 주주에게 직접 환원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이번 분할 비율 설정은 '상장사간 합병·교환은 시가로 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령을 따른 것이어서 금감원은 합병 비율에 대해 정정 요구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이번 정정신고서에 다시 보완 요청을 하지 않으면 이러한 사업구조 개편안은 곧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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