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이다!"…트럼프 총격 30초 전 무전 수신 실패한 美경호국
"지역경찰이 알렸지만 전달 안돼, 장비 오류"…경호국도 실책 인정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으로 경호 실패 비판을 받는 비밀경호국이 사건 당일 경찰이 발신한 결정적인 무전 메시지를 수신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총격범의 범행을 막을 수 있던 거의 마지막 기회였지만, 비밀경호국이 관련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에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달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유세장에서 총격이 벌어지기 30초 전 한 지역 경찰관이 인근 건물 지붕에 있던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를 발견했다.
크룩스가 총기를 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 경찰관은 무전을 통해 다급히 "장총(Long gun)이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해당 메시지는 비밀경호국에 전달되지 않았고, 30초 후 총성이 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저지할 수 있었던 막판 기회를 그대로 놓친 것이다.
이는 사건 당일 여러 차례 발생한 비밀경호국의 기술 장비 사용 실패 중 하나라고 NYT는 짚었다.
당시 현장에서 비밀경호국의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부적절하게 배치되거나, 애초에 사용되지 않으면서 총격의 사전 방지에 실패했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비밀경호국은 당시 감시 드론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신호 증폭 시스템을 가져오지 않았으며, 사용하려던 일부 장비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비밀경호국도 실책을 인정했다.
로널드 로어 주니어 경호국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30일 의회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경호국이 총격 전 크룩스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기들을 갖고 있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밀경호국의 예산은 2014년 23억 달러(약 3조원)에서 올해 31억 달러(약 4조 원)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보안 기기 연구·개발에는 예산의 1% 미만을 지출하고 있다.
NYT는 "기술 자체가 경호 대상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양극화가 심화하고 정치적 폭력이 노골화한 시대에 중요한 방어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대선에 따른 수요 확대로 경호 인력이 부족할 때는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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