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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협상 밀어붙이던 美, 하마스 측 핵심 인물 암살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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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협상 밀어붙이던 美, 하마스 측 핵심 인물 암살 '악재'
대선 앞두고 '외교 성과' 급한데 하니예 사망으로 협상 '빨간불'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 피살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그간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이집트, 카타르 등과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을 재촉해왔다.
하지만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 측 핵심 인사였던 하니예의 암살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휴전 논의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스라엘군 철수와 하마스의 인질 석방 등이 포함된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에 수용을 압박해왔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적 걸림돌이자 민주당 지지층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자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전쟁에 따른 인도주의 위기로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스라엘을 옹호하고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는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고 아랍계 인구가 많은 미시간 같은 경합주에서 중요 변수로 지목됐다.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난 뒤 바통을 넘겨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 후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달성할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가자지구 종식을 거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때문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과 다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등은 지난 28일에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휴전안을 매듭짓기 위해 애썼다.
이처럼 미국 입장에서 타결이 절실했던 휴전 협상에서 하니예는 하마스 측 핵심 인물이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하니예가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분쟁 국면마다 협상을 도맡으며 국제사회에서 하마스 외교의 얼굴로 통했으며, 야히야 신와르와 같은 하마스 내 강경파와 소통하는 핵심 채널이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많은 외교관은 하니예에 대해 "가자지구 내의 강경파보다는 온건하다고 여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죽음으로 향후 휴전 전망이 더 불투명해졌다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으로 휴전 협상을 주도해왔던 하니예가 피살되면서 가자지구의 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휴전 협상의 판을 깨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하마스는 하니예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하마스 정치국의 고위 인사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비겁한 그들(이스라엘)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도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지명)를 해방하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를 각오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휴전협상에서 중요한 대화상대였던 하마스의 암살로 "가자 휴전 협상을 향한 위태로운 노력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버락 라비드 CNN 정치 외교 분석가도 하니예의 죽음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아직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이런 상황에도 가자지구의 휴전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암살을 미국이 인지하고 있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이 끝나도록 돕고 미국인을 포함한 인질이 풀려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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