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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회담, 영변핵시설 가동에 별 영향 못 미쳤다"
美싱크탱크, 북미정상회담 전후 열적외선 위성영상 분석
두 회담 사이 일부 중단…"'노딜 후 원위치' 보듯 동결에 보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가동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은 29일(현지시간) 열적외선 위성영상 분석 결과 두차례 회담 사이에 일부 시설이 가동을 중단했으나 북미정상회담이 영변 핵시설의 전반적 가동상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CSIS는 미국의 지구관측위성 '랜드샛(Landsat) 8호'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2019년 2월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촬영한 열적외선 위성영상을 토대로 영변 핵시설의 가동상태를 가늠했다.
CSIS 분석에 따르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2018년 3월, 4월, 6월에 촬영된 열적외선 위성영상에서는 5메가와트(5MWe) 원자로와 원심분리기 등 핵심 시설들이 회담 전 수개월간은 가동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CSIS는 특히 싱가포르 정상회담 11일 전인 2018년 6월 1일에 열화상 패턴이 전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정상회담이 (영변 핵시설의) 가동 상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거나 영향이 거의 없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부터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시작 전까지 기간에는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5MWe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 핵연료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RCL) 등의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CSIS는 분석했다.
CSIS는 싱가포르 회담과 하노이 회담 사이 기간의 이러한 '가동 공백'이 "북미 정상회담이 핵 시설 가동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성과 없이 끝난 뒤에는 영변 핵시설에서 집중적인 열 패턴 감지가 증가했다. 이는 "영변의 모든 작업이 재개됐음을 시사한다"고 CSIS는 설명했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 국정원 등은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과 하노이 회담 사이 기간에도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는 계속 가동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이 일시적이고 플루토늄 생산에만 관련돼 있음을 나타낸다고 CSIS는 지적했다.
CSIS는 그러면서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성사되거나 핵협상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일부 핵분열성 물질 생산과 재처리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동결을 끌어내려면 북한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협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열고 항구적 평화정착과 완전한 비핵화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은 북한 핵시설 비핵화와 그 대가인 대북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됐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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