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기후변화로 세계 노동자 71% 고열 노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기후변화가 초래한 이상고온 등으로 세계 노동자의 70% 이상이 과도한 열에 노출된 채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지적했다.
ILO는 25일(현지시간) '기후변화 속 작업 안전과 건강 보장' 보고서를 통해 세계 노동자의 71%인 24억1천만명이 지나친 고온 속에서 일한다고 밝혔다.
과도한 열 노출은 기온과 작업장의 공기 흐름, 기계 등에서 뿜어내는 열 등 다양한 요인이 상호작용해 발생하며 이런 고열 환경 속에서 장시간 근무하면 중심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건강이 위험해진다.
고열 환경으로 매년 노동자 가운데 부상 2천285만건, 사망 1만8천970건이 발생한다고 보고서는 집계했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이 극명하게 나타난 지난해 지구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고 올해도 이런 온난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노동자가 고열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은 갈수록 커진다고 지적했다.
농사 현장이나 건설 등이 이뤄지는 야외 작업장, 배달 업무 등이 고열 스트레스에 취약한 노동 형태로 꼽혔다.
보고서는 과도한 열 노출에 시달리는 노동자 비율이 아프리카 92.9%, 중동 83.6%, 아시아·태평양 74.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은 세계 평균(71%)을 넘어서는 비율을 나타냈다.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도 과도한 열 노출 노동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은 노동자의 직무관련 부상 가운데 7.2%와 6.7%가 열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열 노출은 심혈관계 이상과 쇼크, 근육 경직 등으로도 나타나지만 만성 신장병을 낳기도 한다.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2천620만명이 고열 노출로 만성 신장병을 앓고 있으며 전체 만성 신장병 환자 가운데 3%를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고열 부상을 막기 위한 산업안전 조치를 시행하면 전 세계적으로 3천610억 달러(약 500조원)를 절약할 수 있다"며 "각국은 직장 내 열 스트레스 위험을 평가하고 노동 환경 및 근로자 건강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작업 현장에 과도한 열이 나올 때는 노동자 건강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며 "적절한 휴식 공간과 시간 제공, 수분 공급, 작업 일정 조정, 고열 적응 프로그램 운용 등의 방안도 노동자 보호를 위한 조치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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