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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고속도로 방해' 시위 기후운동가 징역형 논란
나흘간 고속도로 통행 막은 시위 주도자 4∼5년형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서 나흘간 고속도로 차량 통행을 막는 시위를 벌인 기후 활동가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은 지난 18일 런던 외곽 순환 고속도로인 M25 통행을 막는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기소된 저스트스톱오일(Just Stop Oil) 활동가 5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단체 공동 창업자인 로저 핼럼(58)이 5년형을 선고받았고 대니얼 쇼(38) 등 4명은 각각 4년형을 선고받았다.
2022년 11월 이 단체 활동가 45명은 M25 곳곳의 교통표지판 설치대를 타고 올라가 영국 정부에 화석연료 사업을 더는 허가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도로를 통제해야 했고 나흘간 차량 통행이 큰 차질을 빚었다.
이 단체는 세계적인 명화나 문화유산 등에 수프나 물감을 끼얹는 등 급진적인 방식의 시위로 '악명'이 높다.
검찰은 이들이 운전자 70만 명의 통행을 방해했고 경찰이 이에 대응하는 데 110만 파운드(약 19억7천만원)가 소요됐으며 경제적 피해는 76만5천 파운드(약 13억7천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징역 5년형은 영국에서 비폭력 시위 사건 중 가장 무거운 형량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기존 최고 형량은 템스강의 엘리자베스2세교 통행을 40시간 방해한 이 단체 활동가 모건 트롤랜드가 지난해 12월 선고받은 징역 3년형이었다.
이를 두고 공공질서를 해친 데 대한 정당한 단죄라는 평가와 평화적 시위를 할 권리를 제한했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미셸 포르스트 유엔 환경보호 특별보고관은 성명에서 "평화적인 환경 시위에 어두운 날"이라며 "영국의 민권과 자유에 대해 경계심이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배심원단보호(Defend Our Juries) 주도로 리처드 허머 검찰총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는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 로언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등 명사를 포함한 1천100여 명이 서명했다.
이 서한은 "4∼5년 징역형은 상당수 중대 성범죄자의 형량보다도 높다"며 "이들은 우리가 모두 직면한 중대한 (기후변화) 위험을 국민에 일깨우는 필수적인 일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의 칼럼니스트 소니아 소다는 "사람들은 장례식과 항공편을 놓쳤고 암 환자가 진료 시간에 늦어 두 달을 더 기다려야 했다"며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성격을 보면 양심의 자유가 시민에게 해를 끼칠 무제한의 권리를 준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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