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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두렵다…우크라, 채권단과 28조원 채무조정 신속합의
몇년간 전시재정 유지책…액면가 37% 할인·저리·상환기간 연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가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 외채의 상환 부담을 당분간 현격히 줄이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라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될 가능성 때문에 서둘러 이뤄진 예방조치 성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2년 체결된 채무상환 유예기간의 만료를 1주 남짓 앞두고 채무 구조조정에 합의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특정 국가가 전면전을 겪는 와중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고 채무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처음이다.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부 장관은 "민간 채권 보유자, 국제통화기금(IMF), 양자관계 파트너와 몇 달간 서로 노력한 끝에 공공부문 외채의 포괄적 재조정을 임시채권자위원회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가 자국 방어에 계속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 안정성을 유지할 중요한 조치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부터 28개월째 지속된 전쟁에 경제가 초토화돼 우방들에서 군사적 원조를 받거나 자금을 대출받고 있다.
소식통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합의가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이 흔들릴 위험 때문에 신속히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이 크게 나타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재정이 투입되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합의가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전쟁터 고전, 서방 지원 감소에 더해 국가부도라는 상징적 타격까지 받을 형국이었다.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채권단은 미지불 채권 액면가의 37%인 87억 달러를 할인하고 이자율을 인하하며 채무상환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채권자들에 대한 이자 지급을 내년 2월부터 재개하고 2029년부터는 원금을 갚기 시작하기로 했다.
이자 지급 총액은 2025년 말까지 2억 달러 미만이며 우크라이나 경제가 기대보다 선전하면 채권단은 2029년 채무를 추가로 상환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향후 3년간 아껴둘 수 있는 금액은 114억 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번 합의를 신속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채무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가 국제 자본시장에 다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우며 우크라이나의 미래 재건을 지원할 수 있게 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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