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경찰관, 차량검문 중 총격 사망…장관 "코소보인 테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의 서부 국경 근처에서 차량을 검문하던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로이터, A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코소보 여권을 근거로 이번 사건을 코소보인에 의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맹비난했다.
사건은 이날 새벽 1시께 세르비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경 근처의 서부 마을 로즈니차에서 일어났다.
세르비아 경찰관 2명이 세르비아 번호판이 달린 차량을 멈춰 세우고 검문하던 도중에 차량 탑승자 2명 중 한 명이 차에서 내려 총격을 가한 뒤 도주했다.
가슴에 총을 맞은 경찰관이 사망하고, 어깨에 총을 맞은 다른 경찰관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비차 다치치 세르비아 내무부 장관은 "사건 현장에서 아르탄 하즈리치라는 이름의 코소보 여권과 독일 신분증을 발견했다"며 "우발적인 것이 아닌 조직적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사건을 특정 목표를 가진 코소보 출신의 알바니아인에 의한 테러 공격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소보의 국민 대다수는 알바니아계다.
코소보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인사이데리에 따르면 자신을 독일에서 온 아르탄 하즈리치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이달 초 교도소에서 탈옥한 동생 파톤 하즈리치가 자신의 코소보 여권과 독일 신분증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세르비아 정부에 이 사건을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전문적이고 합법적인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코소보 외무부는 세르비아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증오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1990년대 후반 불거진 참혹한 내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적대적 관계다.
세르비아의 일부였던 코소보는 1998년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세르비아에 저항한 것을 발단으로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 명을 포함해 1만3천여 명의 희생자를 내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의 일부로 간주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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