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실종된 외국인 포함 2명 2주만에 숨진채 발견
이스라엘·필리핀 국적 남녀…전직 경관 등 7명 '요주의 인물' 지목
외국인 대상 납치·살해 잇따라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납치·살인 사건이 빈발하는 필리핀에서 이스라엘인과 필리핀 국적의 남녀 2명이 실종신고 약 2주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인콰이어러·ABS-CB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 당국은 전날 오전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의 한 채석장에 파묻힌 37세 이스라엘인 남성과 27세 필리핀인 여성의 시신을 찾았다.
이들의 가족은 옷차림과 소지품, 신체적 특징 등을 근거로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경찰은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은 한 제보자의 협조로 이들의 시신이 묻힌 곳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인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21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타를라크주와 인접한 팜팡가주 앙헬레스시의 숙소를 떠난 것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이들의 SUV가 불에 탄 채 타를라크주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타를라크주 타를라크시의 20만5천㎡ 넓이 농지를 사들이는 거래와 관련해 부동산 중개인을 만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실종과 관련해 이 부동산 중개인, 앙헬레스시에서 근무하던 전직 경찰관 등 7명을 '요주의 인물'로 지목하고 수사 중이다.
지난달 하순에는 업무상 출장으로 필리핀에 온 중국인 1명과 중국계 미국인 1명이 납치, 살해됐다.
범인들은 이들의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해 몸값 300만 위안(약 5억7천만원)을 받고도 둘 다 살해했고 이들의 시신은 루손섬에서 발견됐다.
또 지난달 1일에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경찰관 4명이 가담한 일당이 중국인 3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 등 관광객 4명을 납치했다가 몸값을 받고 풀어줬다.
경찰은 이들 경찰관 4명을 붙잡아 납치·강도·차량 탈취 등 혐의로 기소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도 지난 3∼4일 두 차례에 걸쳐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주의를 요청했다.
대사관은 최근 필리핀 내 불법 온라인 도박장 등 "불법 업체들과 관련해 납치, 감금, 살해와 같은 강력범죄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니 필리핀에 체류하거나 여행하는 한국인, 특히 사업차 방문하는 이들은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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