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유럽선거는 전환점…좋은 시절 다시 안 온다"
"포퓰리즘·극단주의가 시민 걱정 악용…신뢰 회복해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극우 세력이 약진한 이달 초 유럽의회 선거 결과와 관련해 "독일과 유럽,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확고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연방의회에 출석해 "선거 결과는 전환점이었다. 많은 이가 여러 위기에 직면해 확신을 잃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불확실한 시대에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정치적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퓰리스트와 극단주의자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시민의 걱정을 악용하고 있다"며 "경쟁은 현안에 대한 해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연립정부를 구성한 사회민주당(SPD·득표율 13.9%)·녹색당(11.9%)·자유민주당(FDP·5.2%)은 지난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31.0%를 기록한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은 물론 극우 독일대안당(AfD·15.9%)에도 뒤졌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강경 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첫 전국단위 선거에서 득표율 6.2%를 기록하는 등 극단 정치세력에 표가 몰렸다.
숄츠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27일부터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안보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며 국방예산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사회적 평등, 보건, 의료, 연금은 삭감돼서는 안 된다. 이는 연방정부의 분명한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예산안 위헌 결정을 받은 신호등 연정은 당초 내달 3일까지였던 예산안 초안 작성기한을 2주 미루고 내부 협상 중이다. 연정 파트너 정당 가운데 친기업 성향 FDP가 부채 제동장치 준수와 사회복지 예산 축소 등을 주장하며 SPD·녹색당과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산안 협의에 실패할 경우 지지율 추락과 유럽선거 패배로 위기에 처한 신호등 연정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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