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시장 잡는다"…삼성전기·LG이노텍, AI반도체 기판 정조준
'1조원 투자'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 최근 가동…IT용 FC-BGA 양산
LG이노텍, 2월 구미공장서 생산 돌입…빅테크 고객사 프로모션 나서
'강자' 日·대만과 주도권 싸움 치열…수주 활동 및 기술 개발 가속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반도체 기판은 미래 먹거리로 불린다.
이들 국내 업체가 반도체 기판의 절대 강호인 일본, 대만을 제치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베트남 생산 공장은 최근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제품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AI가 탑재된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1년부터 베트남 생산 공장에 1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상 고객사 확보가 이뤄졌다는 의미"라며 "베트남 공장은 IT 제품용 위주로 AI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지만, 향후 서버·네트워크,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치)용 기판도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된다. 특히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AI 시장이 커지면서 FC-BGA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80억달러(약 11조1천200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2조7천960억원)로 두 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잠재력에 주목해 LG이노텍도 지난 2월 FC-BGA 양산에 돌입하며 시장에 발을 들였다. 경북 구미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제품 역시 IT용으로 고객사와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매출 기준으로 일본과 대만 기업들의 점유율이 69%였으며, 한국 기업은 10%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시장 영향력을 키우려면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한 대량 생산, 기술 개발 등이 급선무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AI 용 FC-BGA를 올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여러 고객과도 협의 중"이라며 "응용처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AI 관련 매출을 매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매출액은 4천279억7천500만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AI 수요 등에 힘입어 올해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매출이 1조8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고객사 확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대상으로 프로모션에 나선 상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FC-BGA와 관련해 "의미 있는 숫자로는 빠르면 올해 8월, 늦어도 10월 정도면 매출이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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