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생일인데"…이스라엘서 수천명 '인질 석방' 시위
하마스에 납치된 나아마 레비 부모 "협상 통해서만 돌아올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채 스무 살이 된 이스라엘 여성의 생일을 맞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수천 명이 인질 석방 협상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CNN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텔아비브의 한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은 인질 중 한 명인 나아마 레비의 20세 생일을 기념했다.
레비는 19세이던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때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당시 하마스 대원이 레비에게 총구를 겨누고 머리채를 잡아끌고 가는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납치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레비는 다른 인질들과 함께 가자지구에 억류돼있다.
하마스 측이 최근 억류 인질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아있는지 모른다고 밝히면서 레비를 포함한 인질들의 생존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비의 어머니인 아예렛 레비 샤하르는 이날 연설을 통해 "나는 오늘 광장에서 연설하고 싶지 않았다. 단지 나아마에게 생일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라며 "나아마가 이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말이 닿기를 바라며 말하고 싶었다"라며 애끓는 심정을 전했다.
또 "나아마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 8개월 전에 뺏긴 자유를 되찾기를 바란다"라며 딸의 귀환을 간절히 바랐다.
레비의 아버지인 요니 레비는 딸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은 인질이 군사 작전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협상을 통해서만 돌아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인질 석방 협상과 조기 총선 실시를 촉구했다. 텔아비브 외에 예루살렘과 헤르츨리야, 카이사레아, 라아나나, 베르셰바 등 이스라엘 곳곳에서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인질들의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인질을 시체 운반 가방으로 말고 살려 보내라", "인질 협상을 당장 하라"라고 소리쳤으며 "지금 당장 선거를 실시하라"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들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전시내각을 해체했으며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 인질의 즉각적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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