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서북부, 사헬 지하디스트 새 거점"
네덜란드 싱크탱크 "현지 무장단체와 연계 가능성"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나이지리아 서북부 지역이 아프리카 사헬(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 지역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새 거점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A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헬 지역을 연구하는 네덜란드의 싱크탱크 클링엔다엘 연구소는 전날 보고서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지난해 베냉 북부 지역에서 나이지리아 서북부로 건너가 카인지 호수 국립공원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공원이 무장단체의 위협으로 1년 넘게 폐쇄됐다고 전했다.
주민 존 예리마는 "예전에는 관광 중심지였던 그곳을 지금은 지나가기도 어렵다"며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카르스 드 브루이네 선임연구원은 "베냉 접경 나이저주에 있는 5천300㎢ 규모의 이 공원의 치안은 통제 불능 상태"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공원에 정착한 무장단체의 존재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반디트'로 불리는 현지 무장단체와 광활한 사헬 지역의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 간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첫 징후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고서는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가 나이지리아 서북부로 거점을 옮긴 동기가 무엇인지, 다른 무장단체와의 관계가 어떤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허드슨 연구소의 제임스 바넷 연구원은 "사헬의 지하디스트는 나이지리아 서북부를 자금 모금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현지 무장단체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급진세력과 연계된 무장단체의 준동은 2012년 말리에서 시작돼 2015년부터 인근 니제르와 부르키나파소로 확산했다.
지하디스트의 공격은 지난 2∼3년간 토고, 베냉,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기니만 연안국으로까지 퍼졌고, 최근에는 나이지리아로까지 확산하면서 이 지역에서 대테러 안보 공백과 정세 불안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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