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LS전선 "위법 확인시 법적 조치"
"20년간 R&D 등에 1조원 투자…경쟁사 공장 설계시 기술유출 위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경찰이 국내 전선업계 1위인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선 가운데 LS전선이 14일 "향후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S전선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LS전선은 약 20년간 해저케이블 공장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오고 있다"며 "기술 유출이 사실일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어 피해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S전선은 "특히 500kV(킬로볼트)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의 경우 국가핵심기술로 제조 기술과 설비 관련 사항이 다른 국가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케이블 제조업체인 A사와 건축 설계업체인 B사 관계자 등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B사 측이 과거 LS전선의 케이블 공장 건설을 맡았던 시기 해당 업체의 고전압 해저케이블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어 이를 경쟁업체인 A사 측에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저케이블은 이음새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십∼수백㎞의 장조장으로 생산하며 무게가 수백∼수천t에 달한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건축 설계는 일반 공장의 설계와 달리 장조장, 고중량의 케이블 생산·보관·이동을 위한 설비 배치에 대한 것"이라며 "도로로 이송할 수 없어 공장에서 항구까지 이송하는 방법에 대한 설계도 보안 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LS전선은 2007년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하고 2009년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LS전선에 따르면 B사는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했다.
LS전선은 "기술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 업체를 최소화했으며 이에 따라 건축 설계는 B사가 전담하게 했다"며 "해저케이블 공장의 설계는 특수 설비의 하중, 배치, 수량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경쟁사의 공장을 설계하게 되면 기술 유출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경쟁사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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