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지역, '세계 최대' 가이아나 유전과 비슷한 구조"
액트지오 브리핑서 언급…"석유·가스 가두는 구조 같아"
"성공 가능성 20%, '가이아나 16%'보다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것으로 분석된 영일만 인근의 동해 심해 지역이 세계 최대 유전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유전과 비슷한 구조로 알려지면서 개발 가능성과 매장량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해 심해 지역을 가이아나 유전과 수 차례 비교, 언급했다.
금세기 발견된 최대 심해 유전으로 평가되는 가이아나 심해 유전은 지난 2015년 첫 발견된 이후 탐사·개발이 진행되면서 확인되는 매장량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세계 석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가이아나 유전의 매장량이 110억∼120억배럴에 달할 것으로 분석한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엑손모빌 재직 당시 가이아나 리자 광구의 시추 과정까지 참여했다"며 "리자는 이번에 분석한 (동해 심해) 분지와 동일한 유형의 제반 요인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해 심해 지역을 라자 광구와 비교하면서 "지질학적 세팅(조건)은 다르지만, 트랩(석유·가스를 가두는 구조) 자체는 동일한 유형으로 발견됐다. 그리고 일부 유망구조(석유·가스가 묻혀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는 땅)에서 동일한 규모의 석유 매장량이 확인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한국석유공사가 기존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3개 유정의 시추공 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앞서 호구 우드사이드에너지와 함께 지난 2012년 '주작'(6-1광구 북부), 2015년 '홍게'(8광구) 지역에 대한 시추를 진행했으며 2021년에는 단독으로 '방어'(6-1광구 중동부) 지역 등 총 3개 시추공을 뚫어 석유·가스 매장 여부를 확인했다.
3번의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지만,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지형·지질 등 데이터가 액트지오의 심층 분석에 유용하게 활용됐다는 것이 아브레우 고문의 설명이다.
그는 '주작' 지역에서 트랩 구조를 찾아 분석했으나 3차원(3D) 분석 결과 트랩이 실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고, '홍게' 지역에서는 액체가 차 있는 트랩이 존재했고 덮개암(진흙)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방어' 지역 분석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압력이 존재했다"며 '실패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3개 유정의 실패 요인을 통해 분석을 성숙시킨 결과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동해 심해 지역과 가이아나 유전의 유사성이 부각되면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과 함께 매장 규모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아브레우 고문은 "가이아나 리자 유전의 성공 가능성은 16%로 분석됐었다"고 말한 데 이어 동해 심해 지역의 '성공률 20%'는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액트지오는 동해 심해 지역의 석유·가스 추정 매장량을 35억∼140억배럴로 제시했다. 이 같은 추정이 현실이 되면 가이아나 유전을 제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은 "140억배럴이라는 수치는 암석 내 충분한 양의 석유·가스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최대치로 높은 수치"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정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고, 이를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수석위원은 "시추를 통해 매장량이 밝혀지면 그때 상업적 생산량도 가늠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곽 수석위원은 "지난 4월 액트지오 최종 발표에 개인적인 자격으로 참여해서 관련된 과학적 근거에 대해 검토한 결과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결과가 도출됐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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