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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엔비디아에 균열 목표" 국내 NPU 업계의 틈새 작전
AI 학습용 특화 엔비디아 독주 속에서 추론용 반도체 시장 도전장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아성은 '난공불락'처럼 보이지만, 최근 이 회사 주력인 학습용 반도체보다 싸고 전력은 덜 쓰는 추론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추론용 반도체 업계가 분주하게 뛰고 있다.
엔비디아 H100으로 대표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학습용 시장을 장악했지만, 독점에 따른 고비용과 전력 과다 사용 문제가 한계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AI 연산·추론에 특화한 성능과 저전력 소모를 무기로 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업계의 움직임이 특히 눈에 띈다.
국내 NPU 1세대 제품들이 CCTV 수준의 저해상도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량이었다면 상용화를 앞둔 2세대 제품들은 이미지·영상·소리 등 멀티모달 연산이 가능한 발전을 이뤘다. 메타의 최신 AI 모델 라마3 추론 능력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의 시스템온칩(SoC) 제품이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 중심이었다면 NPU 업계는 최근 AI 붐과 함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른 데이터센터로 목표 지점을 넓히며 엔비디아 제품과 어깨를 겨룬다는 포부다.
퓨리오사AI가 다음 달 시제품 제공을 시작하는 칩 '레니게이드'는 추론용 AI 반도체로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000660]의 HBM3를 탑재하며 거대언어모델(LLM) 연산을 지원한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전력 사용량 대비 성능 측면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능가하는 AI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이 업체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신제품을 발표하는 2024 '핫칩스'에서 한국 팹리스 기업 최초로 발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 GPU 블랙웰, 삼바노바 SN40L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올해 추론용 시스템온칩 '아톰'을 개량한 '아톰 플러스'를 선보인 리벨리온은 소형언어모델(SLM) 시장을 두드린다고 밝혔다. AI 모델 구동에 따른 기밀 데이터 유출을 우려하는 기업·기관들로부터 주목받는 시장이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005930]의 HBM3E를 탑재한 신제품 '리벨'을 내년 출시,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를 뜻하는 '하이퍼 스케일러'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리벨리온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보내는 등 상장 준비에 본격 착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몸값 2조원을 예측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X330'을 출시한 사피온 역시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개발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편의성을 높인 소프트웨어 풀스택 제공도 추진하고 있다.
사피온은 또 데이터센터 서비스 다음 '먹을거리'로 주목받는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도 공략한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H100보다 절대 성능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 수 있지만 전력 소비량 대비 성능에서 앞서는 것이 목표"라며 "엔비디아 아성에 균열을 내는 시도가 곧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추론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NPU 업계가 틈새시장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냉정한 시장 평가에 달려 있다.
추론 성능, 전력 효율에서 GPU에 버금간다 해도 엔비디아가 이미 장악해버린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판로를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기 때문이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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