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주변 '프랑스 군인' 가짜 관, 러 공작 단서 드러나
체포된 일행, 홀로코스트 기념관 '붉은 손' 작전 일원과 접촉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최근 프랑스 에펠탑 근처에서 발견된 '가짜 관'들의 배후에 러시아가 연관돼 있다는 단서가 확인됐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몽드가 입수한 수사 기관의 메모에 따르면 이달 1일 파리 에펠탑 근처에 석고로 채워진 관 5개를 설치한 3명의 남성은 지난달 중순 파리 유대 지구의 건물 곳곳에 붉은 손도장을 찍은 조직과 연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말인 지난 1일 아침 에펠탑 근처에서 발견된 가짜 관 5개 위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프랑스 군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안에는 석고가 들어 있었다. 최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훈련 교관을 파병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벌어진 일이다.
수사 당국은 관을 운반한 차량 운전자를 비롯해 용의자 3명을 당일 체포했다.
차량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나머지 두 사람과 관을 내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으며, 전날 불가리아에서 도착했다고 진술했다.
우크라이나와 독일 국적의 다른 두 명은 관을 내려놓는 대가로 400유로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수사관들은 이들의 진술과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세 사람이 지난 달 파리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의 '의인의 벽'에 이스라엘인 살해를 의미하는 붉은 손도장을 찍은 일행 중 한 명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불가리아 국적의 인물로 범행 직후 벨기에 브뤼셀로 도주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가짜 관 사건이 붉은 손도장 작전이나 지난해 파리 시내 곳곳에서 발견된 '다윗의 별' 작전처럼 프랑스 내 사회 분열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프랑스 국내보안국(DGSI)의 조사에 따르면 당시 다윗의 별 작전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 해외 첩보 담당인 제5국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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