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선봉 극우 패라지, 총선 출마 선회…보수당엔 추가악재
反이민 영국개혁당 대표직도 맡기로…보수 유권자 표심에 영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성 운동을 주도했던 영국의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기존 입장을 바꿔 7월 조기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은 그렇지 않아도 고전하고 있는 집권 보수당과 리시 수낵 총리에게 또하나의 악재로 작용하며 이번 선거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패라지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Reform UK) 후보로 잉글랜드 남동부 해안 도시 클랙턴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당 대표였던 패라지는 또 리처드 타이스 현 대표의 후임으로서 자신이 향후 5년간 영국개혁당 대표를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패라지는 영국에서 반이민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브렉시트의 설계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패러지는 지난 30년간 영국 정치권에서 논쟁적 인물이었다. 그는 비주류 정치인들의 몽상으로만 여겨졌던 EU 통합 회의주의 운동을 실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이끌었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개혁당은 그가 이끌었던 브렉시트당의 후신으로, 이민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반대한다. 2018년 창당 이후 지지율을 10% 정도로 끌어올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 노동당, 집권 보수당에 이어 지지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패라지가 출마하는 클랙턴은 브렉시트에 대한 지지가 강한 지역이다.
패라지는 지난달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운동을 도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우군으로, 2016년 미국 대선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선거 운동을 했다.
패라지의 총선 출마는 영국 개혁당에서는 새로운 동력을 부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보수당에 위협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당은 그동안 이민에 부정적인 보수 유권자들을 겨냥해 불법 이주민 단속과 르완다 이송 등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역대 최대 수준인 영국의 순이민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개혁당은 보수당이 강경한 수사를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수당이 영국개혁당에 상당수의 표를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에서 이는 영국개혁당이 몇석 이상의 의석을 가져갈만큼 많지는 않을 수 있어도 보수당이 노동당에 수십석을 넘겨주게 할 수는 있다는 관측이다.
보수당은 이미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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