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패스트패션 쉬인, 프랑스서 중고거래 플랫폼 개설
패스트패션 제한법 추진 중인 佛서 이미지 쇄신 노림수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중국의 '패스트 패션' 대기업인 쉬인(Shein)이 프랑스에서 중고 의류 판매 플랫폼을 개설한다.
프랑스에서 쉬인을 대표적으로 지목해 패스트 패션 제한법을 추진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쉬인의 도널드 탕 회장은 3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우리가 이 서비스를 출시하는 유럽 최초의 국가"라고 밝혔다.
'쉬인 익스체인지'라는 이름의 이 플랫폼은 미국에선 이미 4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다른 중고 사이트와 달리 쉬인에서 구매한 제품만 재판매가 가능하다.
탕 회장은 "구매 내역이 기록되기 때문에 거래가 매우 간단하고 클릭 한 번으로 제품을 재판매할 수 있다"며 이 서비스가 "순환 경제를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시작해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쉬인은 2017년 초저가 전략으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뒀다. 미국에서는 스웨덴 패션업체 H&M과 스페인의 국민 브랜드 자라(ZARA)의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쉬인의 이런 박리다매 전략은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고 제품 생산과 의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쉬인과 같은 패스트 패션 업체에 제한을 가하기 위해 이들 제품에 5유로(약 7천원)씩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고 제품과 기업 광고를 금지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하원에서 관련 법이 통과됐고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탕 회장도 이 인터뷰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해 "프랑스 소비자가 강력히 요구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유럽연합(EU)은 쉬인을 디지털서비스법(DSA)상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공식 지정해 엄격한 규제를 준수하도록 했다.
탕 회장은 "우리는 주문에 따라 '마이크로 생산'만 하고 생산한 모든 제품을 판매한다"며 "지구를 위해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제품의 90%를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구조를 바꿔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점점 더 현지화하고 싶다"며 "이미 튀르키예의 제조업체를 찾았으며 항공 운송을 줄이기 위해 이곳에서의 생산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나 런던 주식시장 상장을 고려 중인 탕 회장은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목표는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파트너, 공급업체, 고객, 미디어에 투명하게 기업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제코는 한 은행 소식통에 따르면 쉬인의 기업 가치는 650억 달러(약 89조원) 이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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