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택시도 '캐즘'…3∼4월 전기택시 등록, 작년대비 절반 이하
4월 등록 택시 중 LPG 비중 이례적 70%대…"높은 가격·충전 여건 탓"
(서울=연합) 이승연 기자 = 올해 3∼4월 전기 택시 신규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택시업계에도 나타난 것으로, 전기차 시장 성수기로 분류되는 시기임에도 월별 등록대수는 1천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4월 두 달간 새롭게 등록된 택시(개인·법인) 4천693대 가운데 전기 택시는 3월 801대, 4월 697대 등 1천498대(32%)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등록된 전기 택시(4천25대)보다 169% 줄어든 수치로, 2021년 이후 3∼4월 두 달간 집계치 중 가장 적었다.
통상 전기차 시장은 연말부터 수요가 줄다가 이듬해 1월 저점을 찍은 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직후인 3월께 수요가 폭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억눌렸던 수요가 급하게 뛰어오르는 '펜트업 효과'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 작년 3월 전기택시는 1월에 비해 2천400배 늘었다.
다만 올해 3월(801대) 등록된 전기 택시는 1월(16대)과 비교하면 50배 증가한 수준에 불과했다.
전기 택시의 급증세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액화석유가스(LPG)차의 비중은 높아졌다.
지난 4월 등록된 택시 가운데 LPG가 차지하는 비중은 72%(1천915대)로, 2021∼2022년 4월 평균 LPG 비중(58%)을 한참 뛰어넘었다. LPG 비중이 70%를 웃도는 현상은 전기차 비수기에 해당하는 12월에 나타나곤 했다.
전기 택시 시장은 지난 2020∼2022년 연평균 3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다 작년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연도별 전기 택시 등록 대수는 2020년 903대, 2021년 4천993대, 2022년 1만5천765대로 증가했다가, 작년 1만2천552대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비싼 찻값과 충전 여건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경력 7년 차 택시기사 이모(60) 씨는 "법인 택시는 주·야간 하루 2교대로 운행하는 만큼 차량을 세워두며 충전할 시간이 없고, 개인택시로 구매하려니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완성차업체들도 택시업계의 니즈(요구)에 따라 LPG 모델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단종됐던 택시 전용 LPG 모델 '쏘나타 택시'를 재출시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 택시는 보조금이 일반 전기차보다 많이 지급되는데도 불구하고 LPG의 비용 절감 효과가 커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급가속·감속 시 멀미를 유발해 전기 택시 탑승을 거부하는 소비자들도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3∼4년간 전기 택시 캐즘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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