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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이스라엘 국경장악에도 일단 침묵…레드라인 가까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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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이스라엘 국경장악에도 일단 침묵…레드라인 가까워지나
양국 물밑조율 관측…이집트, 자국군 사망 등 악재에 여론통제
교전 격화에 강경대응 요구 압박 고조…"임계점은 대규모 피란민 유입"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가 이스라엘군의 진군에 초조한 가운데에도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가 지금은 자국 내 대이스라엘 강경론을 통제하지만 전쟁이 격화하면 한계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단에서 지중해와 맞닿은 필라델피 통로까지 장악했다.
이는 라파 통로에 이어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마지막 공식 루트를 차단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가자지구 내륙 끝에서 지중해까지 진군해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 15㎞ 정도를 통제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통해 교전 상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도주나 무기 밀수를 틀어막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집트로서는 국경 바로 건너편 수백m 앞에서 이뤄지는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작전이 초조한 상황 전개다.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근처가 하마스의 최후 은신처인 만큼 곧 접경지 교전이 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군에 필라델피 통로의 장악이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경고해왔다.
이런 가운데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이집트 정부는 자국 내 이스라엘 반감이 악화하면서 강경대응을 촉구하는 여론에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이스라엘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라파 통로를 장악했고 지난 27일에는 이집트 군인 1명이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굴욕적으로 비치는 악재의 속출에도 엘시시 정부는 아직은 과격한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에 자제하라고 압박하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침묵 모드의 배경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물밑 조율 가능성을 주목한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과거 수차례 전쟁에서 맞붙은 적이 있지만 1979년 평화 협정을 체결한 뒤로는 역내 안보를 위해 공조해왔다.
전직 이집트 외교관인 에즈딘 피셰어는 뉴욕타임스(NYT)에 "안보 당국자들이 계속 서로 얘기하고 국경이 함께 관리될 것"이라며 "양국은 둘 다 그게 이롭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 전면 해체와 완전 승리 모양새를 고집하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격화하면 이집트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는 엘시시 대통령이 이끄는 권위주의 정권이 언론통제로 자국 내 반이스라엘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
대규모 민주주의 운동인 '아랍의 봄'을 겪은 이집트에서 정권은 국민적 불만에 더 예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안보 관리들 사이에서 반이스라엘 여론이 종국에는 정부를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이런 살얼음판에서 이집트에는 분명한 '레드라인'(대응이 불가피한 기준)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피셰어는 "이스라엘에서 촉발되는 모든 게 이집트 여론을 악화하고 있지만 양자 관계에서 마찰을 제어할 장치가 없다"며 갈등 위험을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는 가자지구 피란민의 대규모 이집트 유입 가능성을 레드라인으로 지목한다.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통로에서 어떤 군사작전을 하든 난민 유입 가능성이 없다면 상황이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직 이집트 주재 이스라엘 외교관인 엘리 사케드는 NYT에 "이스라엘과 이집츠 둘 다 자국의 진정한 이익이 뭔지 안다"며 "양국은 모두 긴장, 실망, 좌절이 있지만 그런 것들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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