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한미일 차관회의에 "中과 회담결과 서둘러 美에 보고"
글로벌타임스, "한국의 성급한 '충성 선언'", "외교적 미숙" 등 도넘은 비판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관영매체가 오는 31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대해 "한국의 외교적 미숙을 반영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9일자 기사에서 한국 외교부가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막을 내리자마자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일정을 발표했다며 "한국이 중국과의 회담 결과를 미국에 서둘러 보고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측통들은 "한국 당국자들이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합의사항을 공유하고 보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관측통들은 이를 "의도적인 (일정) 조정"이라고 의심하면서 "한국의 외교적 미(성)숙도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한미일 3국 회담의 목적에 대해 "미국의 경우는 일본·한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고, 일본과 한국은 자국의 입장을 보여주며 미국과 소통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둥샹룽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한국이 한중일 정상회의 폐막 당일에 한미일 회의 일정을 발표한 데 주목하면서 "(한국) 정부의 외교 성과를 과시하면서 한국이 '중국 쪽에 기울지 않았다'는 점을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접근방식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한 번의 회담으로 한국이 중국에 기울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 데다, 한국의 성급한 '충성 선언' 때문에 오히려 한국을 더 소중히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자국 입장을 보여주려는 한국의 열망이 오히려 중국 내에서 한중관계에 대한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미숙이 윤석열 대통령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상당한 격차를 노출했다는 비판도 했다.
신문의 이같은 논조는 한국 외교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폄훼하는 과도한 비판이란 지적과 함께 이 회의가 정례 협의체란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타임스는 중문판인 환구시보와 함께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사로, 강한 민족주의 성향과 강경 대외정책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매체는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과도하게 비방하면서 주중한국대사관과 서로 '항의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j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