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관리 "현정부, 휴전합의 안할듯"…네타냐후 '발끈'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했지만, 현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협상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군 관리의 발언이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실종자 및 포로 관련 업무 총책임자인 니트잔 알론 예비역 소장은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간 군인 가족 연락 담당자에게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에도 관여하는 그는 현재 상황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으며, 현재 정부 인사들로는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알론 소장은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언제든 전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면서 "내가 밀고 있는 협상안은 모든 인질의 석방이다. 반면 하마스는 협상안에 종전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알론 소장의 발언은 이스라엘 정부의 협상 의지 결여로 해석됐고,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이를 질책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팀에서 정보가 새 나가는 것을 맹비난했다. 이런 상황은 하마스의 입장을 강화하고 인질 가족들에게 해를 끼치며, 인질 석방을 지연시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명은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팀에 인질 석방을 위한 폭넓은 권한을 부여했지만, 신와르(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는 종전과 이스라엘군 철수를 지속해 요구하고 있다. 총리는 이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가자 휴전 협상은 지난 6일 하마스 측이 중재국에서 마련한 휴전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이후 양측은 카이로에 협상단을 보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고 협상은 사흘 만에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와 영구 휴전 문제가 협상 타결의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협상 결렬 후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계속 높여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지난 22일 전시내각 회의를 열고 휴전 협상팀의 활동 재개를 승인했다.
이후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과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가 만난 후 회담 재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공격한 하마스가 붙잡아간 인질 250여명 가운데 130여명은 전쟁 233일째인 이날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자지구 전투 중에 인질들이 주검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인질 가족 등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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