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통화위원들, 임금 상승 지표에도 "6월 금리인하"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들이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높은 임금인상률에도 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2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임금 지표를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되며 인플레이션이 6월 금리를 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1분기 협상임금 인상률은 4.69%로 작년 4분기 4.45%를 웃돌았다. 유로존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대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존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의 1분기 협상 임금 인상률은 6.2%로 집계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드갈로 총재는 독일의 임금 상승이 예외였다며 "과도하게 해석해선 안 된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과정에 대한 확신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CB는 이날 보고서에서 실질임금 보상을 위한 일회성 보너스를 최근 높은 임금인상률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기업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향후 12개월간 임금인상률이 3.8%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임금인상률은 당초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핵심 지표로 여겨졌다. 일부 ECB 통화정책위원은 올해 초부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지표가 나온 뒤인 6월 회의부터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가 더 많았다.
이후 ECB 당국자들이 6월 첫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임금인상률은 향후 금리 경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지표로 간주되고 있다.
시장은 ECB가 6월 6일 통화정책이사회에서 25bp(1bp=0.01%포인트), 연말까지 금리를 총 60bp 내릴 것으로 예측한다.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는 이날 오스트리아 일간 오버외스터라이헤나흐리히텐 인터뷰에서 6월 25bp 인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횟수와 폭에 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며 "임금이 어떻게 움직이고 생산성과 단위 인건비, 이윤율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