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전 본격 돌입…보수 "난민이송", 노동 "정권교체"
지지율 열세 수낵, 이틀간 영국 4개지역 돌며 '경제·안보' 강조
노동당 "여론조사 잊고 투표해달라"…스타머 "혼란 끝내자"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주요 정당이 7일 4일 총선을 앞두고 23일(현지시간) 6주간의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14년간 집권해온 보수당과 여론조사 선두인 제1야당 노동당을 비롯한 각 정당은 총 650석의 하원 의석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 결과에 따라 차기 총리가 결정되고 정부가 구성된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이날 오전 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 24일까지 이틀간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영국 4개 지역을 모두 돌며 유세에 나선다.
수낵 총리는 BBC에 난민을 싣고 영국에서 르완다로 가는 항공기가 총선 이후에 출발할 것이라면서 이민자 유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번 총선의 선택은 분명하다. 내가 다시 총리직을 맡는다면 항공기가 뜨고 르완다 계획은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GB뉴스에는 "경제적 안정이 이제 영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아직 모두 이를 체감하지는 못하더라도 전환점을 지난 건 분명하다"며 보수당의 경제 성과를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와 함께 노동당을 과반 정당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표심잡기에 나섰다. 노동당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보수당에 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스타머 대표는 보수당 텃밭을 공략한다는 뜻으로 잉글랜드 북동부 지역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전 길링엄에서 "보수당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으며 그들에게 5년을 더 준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당에 대한 한 표는 혼란을 끝낼 한 표"라고 연설했다.
노동당 선거대책위원장인 팻 맥패든 하원의원은 ITV에 "유권자에게 여론조사는 무시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한 표도 없는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이 선택은 14년간 이어온 걸 5년 더 하느냐, 변화에 투표하느냐"라고 말했다.
세계 6대 경제국인 영국은 최근 수년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저성장과 물가 급등을 겪어온 만큼 경제 회복이 이번 선거에서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이민 급증에 대한 대책, 국내 치안과 의료 등 공공서비스 개선, 국제정세 혼란 속 안보 강화도 선거의 주요 쟁점이다.
영국 하원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최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교체와 당 재정 유용 스캔들, 지지율 하락 등 혼란을 겪는 와중에 영국 총선을 치르게 됐다.
SNP 대표인 존 스위니 수반은 BBC에 "우리 당의 선거공약은 잘 진전돼 있다"며 "이번 선거는 보수당 정부가 스코틀랜드에 준 것은 긴축과 브렉시트, 생계비 위기라는 걸 스코틀랜드인들에게 알릴 계기"라고 말했다.
보수당과 노동당 양쪽에 모두 도전장을 내밀 중도 성향의 제4당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도 이날 선거 유세를 시작한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3위로 올라선 극우 영국개혁당의 리처드 타이스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운동 계획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영국개혁당의 전신인 브렉시트당을 이끈 나이절 패라지 전 대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타이스 대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영국 법에 따라 의회는 이달 30일 해산되며 6월 7일까지 후보 지명이 이뤄져야 한다. 유권자 등록은 6월 18일까지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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