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소요사태' 누벨칼레도니 급거 방문…"평화복원 최우선"(종합)
기존 일정 취소후 1만6천㎞ 날아 태평양 현지 도착…"최악 폭력 사태 끝까지 진압"
'선거제도 변경 반대' 원주민 등 시위…비상사태 선포 속 치안병력 배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김영현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한 태평양 내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를 급거 방문해 빠른 평온 회복과 갈등 해소를 호소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누벨칼레도니 수도 뉴메아에서 50㎞ 떨어진 라톤투타 국제공항에 내무장관, 국방장관, 해외령 장관과 함께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 소요사태에 대해 "전례 없는 봉기"라고 지칭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평화, 평온, 안전이 복원되는 것을 보는 게 이번 방문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누벨칼레도니는 프랑스를 지지하는 세력과 분리독립을 선호하는 세력의 물리적 충돌이 최근 격화해 심각한 사회적 혼란에 빠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 속령에 대한 영향력을 입증하고 신속한 사태 해결을 돕기 위해 1만6천㎞를 날아 누벨칼레도니에 도착했다.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프랑스를 떠날 때 현지시간은 21일 오후였으나 시차 때문에 누벨칼레도니 도착 현지시간은 23일 오전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착 직후 뉴메아에서 현지 정치·경제 지도자들과 회의를 갖고 "필요한 곳에 대규모로 새로운 작전이 진행될 것"이라며 전체 질서가 다시 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날 현지 경찰서도 방문해 "프랑스는 최악의 폭력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끝까지 갈 것"이라고 다짐하며 "앞으로 며칠, 몇주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벨칼레도니 체류시간은 일단 12시간으로 잡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간이 충분하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지 보겠다"며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누벨칼레도니 내 폭력 사태는 프랑스가 유권자를 확대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하면서 지난 13일 촉발됐다.
프랑스는 누벨칼레도니에 10년 이상 거주한 주민에게도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자 누벨칼레도니 인구 27만여명 중 40%를 차지하는 원주민 카나크족이 반발해 상점을 약탈하고 도로를 막는 등 대규모 항의시위에 나섰다.
카나크족은 프랑스 개헌에 따라 자신들 입지가 추가로 축소되고 친프랑스 정치인들이 득세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들은 과거 한때 프랑스에서 온 정착민들의 격리, 차별 정책에 고통을 받았으며 여전히 소외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나크족과 프랑스 정착민 후손들의 갈등은 그런 상황에서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는 사회불안 요인이다.
프랑스 정부는 소요사태가 격화하자 지난 15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경찰력을 보내 치안 유지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약 필요하다면 총 3천명의 치안 병력은 계속 남아 있게 될 것"이라며 비상사태는 시위대가 도로 바리케이드를 제거한다면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벨칼레도니 당국은 이번 사태에서 280여명이 체포되고 경찰 8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민간인 피해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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