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갑갑한 안개장세에 수출 소비재 눈에 띄네
실적으로 증명된 'K-푸드' 'K-뷰티' 인기…"내수시장 한계 극복" 평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코앞…SK하이닉스 '20만닉스' 성큼, 삼전은 약세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22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0.72포인트(0.03%) 내린 2,723.46으로 집계됐다.
이번 주 들어 별다른 상승 재료 없이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날은 음식료·화장품 업종의 강세가 단연 돋보였다.
이들 종목은 실적 발표를 통해 높은 수출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최근 들어 나날이 주가 상단을 높이고 있다.
이날 음식료품 종목 가운데 빙그레[005180](6.06%), 대상[001680](5.73%), 롯데웰푸드[280360](5.12%), CJ제일제당[097950](4.42%), 동원F&B[049770](3.58%), 대상우001685(3.32%), 풀무원[017810](2.58%) 등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빙그레, 동원F&B, 대상, 롯데웰푸드 등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까르보불닭'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 고공행진을 펼쳤던 삼양식품[003230](-0.50%)의 주가는 전날에 이어 약세를 보였지만, 삼양식품에서 촉발된 온기가 음식료업종 전반으로 퍼지는 모습이다.
음식료 업종은 높은 실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증시 방어주다. 특히 올해는 하반기부터 주요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 연말로 갈수록 수익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키웠다. 여기에 높은 외식 물가로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호재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푸드의 인기를 언급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기업의 경우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일 뿐 아니라 한정적인 내수시장 규모라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장품 업종의 경우도 K-뷰티의 인기와 그로 인한 뚜렷한 실적 개선세 덕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날도 애경산업[018250](5.02%), LG생활건강[051900](4.34%), 한국화장품제조[003350](4.22%), 토니모리[214420](3.37%), 아모레퍼시픽[090430](2.06%), 잇츠한불[226320](1.51%)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올해 1분기 높아진 기대치가 무색할 만큼 '서프라이즈'의 연속이었다"며 "브랜드부터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까지 전 밸류체인, 중소형주부터 대형주까지 전 종목이 호실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배 연구원은 "단순히 특정 브랜드나 제품이 유행하는 것을 넘어 한국 화장품 전체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거듭된 호실적으로 실적 추정치가 계속해서 상향되고 있으나 지금은 시장 확장의 초기 단계로 아직 부담스러워하긴 이르다"고 봤다.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192820], 아모레G[002790], 아모레G우[002795] 등에서 무더기로 52주 신고가가 나왔다.
한편 국내 반도체주 주가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3일 새벽으로 예정돼 있다.
호실적은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킬지 여부가 관심사다.
시장은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0% 늘어난 2천4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실적 발표가 호재로 작용하려면 이 전망치를 유의미하게 넘어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2.97% 오른 19만7천700원으로 거래를 마쳐 '20만닉스'에 성큼 다가섰다.
반면 HBM 시장에서 상대적 열위로 평가되는 삼성전자[005930]는 0.89% 하락해 약세를 보였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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