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결자산 수익→우크라 지원 확정…연 4조원 규모
이르면 7월부터 90% 무기·10% 재건 지원…G7도 합의할 듯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1일(현지시간) 역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4조원대의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EU 27개국으로 구성된 일반이사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역내 중앙예탁기관(CSD)이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운용하면서 얻은 '횡재 수익' 활용에 합의했다.
지난 8일 대사급 회의의 잠정 합의안이 이날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다.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한 이후 동결자산 수익을 활용하기로 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EU와 주요 7개국(G7)이 2022년 2월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은 2천800억 달러(약 381조 5천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EU 내에 묶여 있고,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CSD인 유로클리어에 예치됐다.
이날 합의에 따라 EU는 자체 마련한 법적 근거에 따라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유로클리어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약 30억 유로(약 4조 4천억원) 규모 수익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90%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10%는 재건 비용으로 활용된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본격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재한 동결자산 규모가 가장 큰 EU가 수개월간 논의 끝에 입장을 확정함에 따라 주요 7개국(G7)도 유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G7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내달 13∼15일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애초 G7 일원인 미국은 아예 러시아 동결자산의 원금 전체를 몰수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으나 일단은 EU처럼 파생된 수익만 활용하는 방식을 우선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원금 자체를 사용하는 방법엔 대부분 국가가 아직 신중하다. G7 정상회의에도 참여하는 EU 역시 원금 몰수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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