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부족에 서울 전셋값 1년내내 상승…지방은 하락 '온도차'
매매가는 여전히 하락세…서울은 상승 지속
4월 전국 주택 매매가 0.05% 하락…전·월세는 올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1년 내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의 전셋값은 52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네 번째로 긴 상승 기간에 해당한다.
내달 첫째 주까지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되면 역대 세 번째로 긴 상승 기간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서울의 상승세는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도 높은 단지 위주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매물 부족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매수 심리가 주춤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다만 일부 단지에서 최근 높아진 전셋값에 대한 부담으로 거래가 주춤한 경향이 나타나며 상승 폭은 전주(0.09%)보다 소폭 줄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근 입주 물량이 몰린 강동구(-0.01%)를 제외한 모든 구의 가격이 올랐다. 특히 중구(0.15%), 은평구(0.15%), 노원구(0.13%), 성북구(0.12%) 등 강북권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0.12%, 0.07% 상승하며 수도권 상승률이 0.08% 올랐다.
이러한 수도권 전세가 상승률에 힘입어 전국 전세가도 0.03% 올랐다.
그러나 지방은 0.02% 하락하며 지역별 온도차를 나타냈다.
5대 광역시는 0.01% 하락했으며, 세종은 신규 입주 물량으로 인한 매물 적체로 0.15% 내렸다.
8개도 역시 0.03% 하락했다. 다만 강원은 0.04% 오르며 상승 폭을 0.01%포인트 확대했고, 전남도 0.02% 오르며 상승 폭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1년간의 상승 폭은 5%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2000∼2022년의 전세 급등기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1년간 전세가격지수는 5.19% 상승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52주 연속 상승이라고 하나 상승 폭이 크지 않고, 2020∼2022년 급등기 이후 약 1년간 가격이 훅 꺾인 적이 있어 지금은 그때의 하락 폭을 회복하는 정도라고 본다"며 "같은 서울이라도 구축이나 비역세권은 아직도 매물이 많아 서울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부동산 매수 심리 등을 포함해 전셋값이 하락 반전할 별다른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하며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서울(0.03%)은 상승했으나 수도권은 보합(0.00%)을 유지했고, 나머지 지역은 전반적으로 하락세였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금융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거래 관망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선호 지역·단지 위주로 저점 인식에 따른 간헐적 거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매물 적체에도 매도 희망가격이 유지되는 시장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0.09%), 용산구(0.08%), 마포구(0.06%), 강남구(0.06%) 등이 상승한 반면, 도봉구(-0.03%), 강북구(-0.01%) 등이 하락했다.
인천은 0.02% 올랐으나 상승 폭은 전주(0.04%)보다 떨어졌다. 경기(-0.02%)는 전주(-0.03%)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5대 광역시가 0.05% 하락하고 8개도가 0.02% 내리면서 지방(-0.04%)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시도별로는 대구(-0.07%), 제주(-0.05%), 경남(-0.05%), 전남(-0.05%), 울산(-0.04%), 광주(-0.04%), 부산(-0.04%) 등이 평균보다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세종은 매물 적체 지속으로 0.17% 하락했다.
부동산원이 이날 함께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도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는 오르는 최근의 시장 동향이 그대로 확인됐다.
아파트, 연립주택(다세대 주택 포함), 단독주택(다가구 주택 포함) 등을 모두 포함한 이 조사에서 전국 매매가는 0.05% 하락했으며 전세가는 0.07% 상승했다. 월세는 0.08% 올랐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매매가는 전월(-0.12%)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으며, 전세가는 전월(0.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매매가를 주택 유형별로 들여다보면 아파트는 서울(0.13%)에서 올랐으나, 지방에서는 0.14% 내리며 전국적으로 0.08% 하락했다.
단독주택은 서울(0.19%), 수도권(0.16%), 지방(0.05%)에서 동반 상승하며 전국적으로 0.08% 올랐으나, 연립주택은 수도권(-0.06%), 지방(-0.09%)에서 내리며 전국적으로 0.08% 하락했다.
주택 유형별 전세가는 아파트가 0.12% 오르고, 단독주택(0.00%)과 연립주택(-0.06%)은 보합 또는 하락했다.
특히 아파트는 서울(0.30%)과 수도권(0.33%)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높은 선호도를 보여줬다.
연립주택은 서울(-0.01%), 수도권(-0.06%), 지방(-0.05%)에서 모두 하락해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을 드러냈다.
월세가격은 모든 주택 유형에서 상승했다.
서울에선 아파트 월세가 0.18% 오른 가운데 단독주택과 연립주택도 각각 0.09% 올랐다.
수도권에서도 모든 주택 유형의 월세가가 오르며 '주택 종합 월세가격지수' 상승률이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른 0.17%를 기록했다.
다만 지방에선 연립주택 월세가 0.02% 하락하고, 아파트(0.01%)와 단독주택(0.02%)의 상승률도 높지 않았다. 5대 광역시에선 아파트가 보합을,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은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대내외 주택시장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매매거래는 한산한 관망세가 유지되고 전월세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라며 "전월세의 경우 선호지역과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공급 물량이 과다한 대구, 세종 위주로 하락하며 지방은 전세 하락 및 월세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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