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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화학기업 만든 켐차이나 前수장, 부패 혐의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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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화학기업 만든 켐차이나 前수장, 부패 혐의 낙마
개혁·개방 물결 속 화공기업 일궈…스위스 신젠타 등 잇단 인수로 자금난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모체가 된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의 전직 경영진이 부패 의혹 속에 중국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는 전날 런젠신(任建新·66) 전 켐차이나 이사장과 양싱창(楊興强·57) 전 최고경영자(CEO)를 심각한 기율·법규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958년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에서 태어난 런젠신은 켐차이나를 홀로 일군 인물로 평가된다.
1984년 26세의 나이에 중앙정부 화학공업부 화학기계연구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서기를 맡았던 그는 연구원에서 1만위안(약 190만원)을 빌려 화공 세척 기술 특허 하나를 사들인 뒤 민영기업 '란싱세척그룹'(블루스타)을 창업한다.
이후 1995년 그는 란싱그룹을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자금난을 겪던 국유기업 100여곳을 차례로 매입해 2004년 대형 국유기업 켐차이나를 만든다. 새로 설립된 켐차이나에서 그는 CEO를 맡았고, 2014년 이사회가 구성되자 이사장으로 올라섰다.
런젠신의 승승장구에는 1989년부터 9년간 중국 화학공업부장(장관)을 지낸 구슈롄(顧秀蓮)과의 친분도 힘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형 국유기업을 일군 뒤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다.
2006년 프랑스 동물 영양 첨가제 생산업체 아디세오와 세계 최대 에틸렌업체인 호주 퀘노스를, 2007년엔 프랑스 실리콘업체 로디아글로실리콘을, 2011년엔 노르웨이 실리콘 제조업체 엘켐과 이스라엘 식물보호기업 아다마솔루션즈를 매입했다. 2015년에는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사 이탈리아 피렐리를, 이듬해엔 스위스 원자재거래업체 머큐리아와 독일 플라스틱·고무 가공업체 크라우스마페이를 연달아 사들였다.
2017년엔 살충제와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종자 기술로 유명한 스위스 농업생물공학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약 59조원)에 인수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 거래는 당시까지 중국의 해외기업 최대 규모 M&A였다.
신젠타 인수 시점 켐차이나의 총자산은 3천700억위안(약 70조원)이었는데, 부채가 역시 3천억위안(약 57조원)을 넘은 상태였다. 결국 이는 켐차이나의 자금난과 2018년 런젠신의 은퇴로 이어진다.
런젠신의 뒤를 이어 켐차이나 이사장을 겸직하게 된 닝가오닝(寧高寧·66) 중화그룹(시노켐) 이사장은 켐차이나와 시노켐의 흡수 합병으로 세계 최대 화학기업이 탄생했지만, 소속 회사인 신젠타와 중국화공농화(CNAC)와 켐차이나의 부채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각각 53%와 72.2%, 83.9%에 이르는 등 불안이 이어졌다.
작년 들어 적자로 돌아선 신젠타는 중국 증시 과학혁신판(科創板·상하이거래소의 벤처기업 전용 증권시장) 상장 신청을 철회했고, 올해 3월에는 갑작스레 650억위안 규모의 메인보드 기업공개(IPO) 신청도 거둬들였다. 차이신은 그간 중국 증권당국이 신젠타의 투자 모집 설명서상 영업권에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전했다.
차이신은 켐차이나가 2021년 정유 제품과 관련한 수백억위안 규모의 탈세로 당국 고위층의 분노를 샀고, 이것이 신젠타의 상장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10년 이전에 여러 민영 정유사를 삼키며 성장해온 켐차이나가 2021년 당국의 정제유 과세 정돈 작업이 시작되자 덜미를 잡혔고, 이 때문에 신젠타가 IPO 시기를 놓친 채 경영 부진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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