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1분기 영업이익 1조2천억…성장·수익성 둔화 뚜렷
'본업' 모바일 매출 둔화에 AI 투자 비용은 증가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통신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 2천억원를 넘었으나 모바일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늘면서 수익성에는 적색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의 올 1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KT 5천65억원, SK텔레콤 4천985억원, LG유플러스 2천209억원으로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2천259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보다 늘었지만, 증가율은 0.8%에 그쳤고 LG유플러스는 15%가량 감소했다. KT가 4.2% 증가했지만 지난해 1분기 단말기 회계처리 비용 500억원이 반영됐던 점을 감안하면 큰 성장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수익성 둔화의 가장 큰 이유로는 본업인 무선 사업의 정체가 꼽힌다.
1분기부터 정부의 중간요금제와 더불어 5G 스마트폰에서 LTE 요금제 가입이 허용되는 정책이 반영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통신 3사의 올 1분기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은 SK텔레콤이 작년 1분기 대비 1.4%, KT가 1.9%, LG유플러스가 1.3%로 나란히 1%대에 머물렀다.
이동통신 매출의 정체는 이미 지난해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간 이동통신 매출은 약 10조 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성장하며 5G 도입 이후 처음으로 0%대 성장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 역시 2%대 성장에 그친 바 있다.
최근 AI를 중심으로 한 비통신 사업에 열을 올리고는 있지만 모바일 사업은 여전히 통신 3사의 핵심 사업이다.
1분기 3사의 연결 기준 전체 매출 중 이동통신 매출 비중은 SK텔레콤 60.08%, LG유플러스가 42.13%에 이르고 금융,부동산 등 다양한 자회사를 둔 KT도 24.79% 수준이다.
그러나 모바일 사업의 단기 전망은 밝은 편은 아니다.
당장 2분기에는 전환지원금 확대 효과와 5G 저가 요금제 등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며 실적이 더 주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용솔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2분기부터 전환지원금 정책 시행 효과가 온기로 반영되고 있으며, 최신 기종에 대한 지원금 지급 확대 시 마케팅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효과로 인해 이미 둔화한 가입자평균매출(ARPU)이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3사 중 유일하게 ARPU에 IoT(사물지능인터넷) 회선과 M2M 회선을 포함하지 않아 순수 휴대전화 사업 지표를 볼 수 있는 KT의 ARPU는 3만4천461원으로 1년 전보다 2% 성장했다.
이 기간 5G 가입자가 13.1%(약 115만2천 명) 늘고, 전체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도 약 9%포인트 늘어난 것에 비하면 더딘 성장세다.
이렇게 본업의 성장은 정체됐지만 이통 3사의 투자 비용은 증가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3사 모두 미래 먹거리인 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기술 개발과 인력 확대를 공언하고 있어서다.
실제 1분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연결기준 투자 비용은 각각 2.5%, 3.1%, 2.3% 늘었다. 늘어난 규모는 각각 987억원, 1천905억원, 749억원 정도 된다.
특히 3사 모두 연내 거대언어모델(LLM)을 선보인다고 공표한 상황이라 비용이 더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SKT 대표는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간 12%에서 앞으로 2028년까지 33%로 3배가량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영섭 KT 대표도 "약 1천 명 규모의 관련 인재를 추가 채용한다"고 발표했으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올해 AI 분야에 지난해 대비 40% 많은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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