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가 제임스리 "미래 리더십, 여객기 아닌 헬리콥터식 돼야"
"여객기는 높이 날고 많이 나르지만, 헬기는 여러 방향 날고 어디든 착륙"
"상명하달식 조직 안돼…리더·브랜드·사회가 개성 유지하면서 조화 이뤄야"
'레드 헬리콥터' 한국계 저자, 뉴욕 K-스타트업 포럼 기조연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적 '레드 헬리콥터'의 저자이자 한국계 기업인인 제임스 리는 1일(현지시간) 앞으로 훌륭한 리더가 가져야 할 사고방식은 여러 승객을 한 곳으로 나르는 여객기가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헬리콥터의 모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씨는 이날 뉴욕 맨해튼 시티그룹 본사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K-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포럼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처럼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시대 K-스타트업의 변화와 도전, 기회'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리씨는 "여객기는 매우 높이 날 수 있고 한 번에 500명씩 나를 수 있는 강력한 이동수단이지만, 아마도 미래에 더 적합한 사고방식은 헬리콥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헬리콥터는 동서남북과 수직 이동을 포함해 6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고, 어디든 착륙할 수 있다"며 "헬리콥터야 말로 애자일(agile·날렵하고 민첩함)하고, 혁신적인 것의 더욱 적절한 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헬리콥터식 사고방식 아래서는 중심이 되는 리더가 없으며, 상명하달식 조직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리씨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리더와 브랜드, 사회는 작곡가 바흐의 작품에서 사용된 '대위법'과 같은 음악 기법의 핵심을 수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위법이란 돌림노래와 같이 여러 선율이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음악 기법을 말한다. 바흐는 대위법의 최고 대가로 꼽힌다.
리씨는 "대위법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어렵고, 카오스 이론과 같은 프랙탈 수학과도 연관됐다"며 "(두 선율에 이어) 세 번째 선율이 등장할 때 음악은 더욱 아름다워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나 이니셔티브를 검증하는 진정한 리트머스 테스트는 선율이 개별적으로 있을 때, 함께 모였을 때 모두 아름다운지를 확인하는 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리씨는 교육과 관련해도 "한국은 교육에 매우 집중하고 있는 사회"라면서도 "올바른 종류의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잊어선 안 된다. 이는 암기에 기반한 교육이 아닌 창의력에 기반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민 2세인 리씨는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나와 사모펀드 등에서 일하다가 '플러스 사이즈' 여성 의류업체 애슐리 스튜어트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그가 낸 책 '레드 헬리콥터'는 4월초 출간되자마자 경제계 안팎에서 관심을 모았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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