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업체 KYEC, 中서 철수…"미중 갈등·공급망 등 고려"
홍콩 매체 "TSMC·폭스콘·인텔도 중국 외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 이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세계 굴지의 반도체 검사·패키징 서비스 업체인 대만 징위안(京元)전자(KYEC)가 중국 본토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KYEC는 중국 본토 철수 노력의 일환으로 장쑤(江蘇)성 제조 허브인 쑤저우(蘇州) 소재 자회사의 지분 전체를 매각했다.
KYEC 계열사인 KYEC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자회사인 징룽(京隆)테크놀로지(쑤저우)의 전체지분 92.16%를 킹 레거시 인베스트먼트와 르파워(홍콩), 앵커라이트 홀딩스, 쑤저우공업단지 산업투자기금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49억 위안(약 9천300억원)에 넘겼다.
이번 거래는 올해 3분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KYEC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중국 반도체 제조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며 매각으로 인해 확보한 자금은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 및 관련 시장의 수요 충족을 위한 첨단 테스트 기술 및 장비에 투자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간 칩 공급망 변화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SCMP는 짚었다.
KYEC도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산업 제한 조치가 양안 칩 공급망 변화를 초래하고 있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도 심화한 데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KYEC의 중국 사업 중단 결정은 "미국의 대중 기술 제한 강화가 공급망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KYEC 외에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鴻海>정밀공업)을 비롯한 대만 업체와 인텔 등 미국 업체들이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KYEC의 이번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이전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 때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 지 몇 달 만에 이뤄졌다는 데에도 주목했다.
KYEC는 2001년 12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본토에 제조 시설을 설립한 최초의 대만 반도체 회사 중 하나로 테스트 공정 등 반도체 패키징 위탁업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적인 업체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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