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불공정·비위행위 징계 강화…감사역량도 확충
그룹 차원 징계양정 표준안 마련…경찰 출신 등 외부 전문가도 영입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태광그룹은 직원들의 공정한 업무 처리와 정당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불공정·비위행위 징계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태광은 최근 직원 비위행위에 대한 세부 징계 기준을 정한 징계양정규정 표준안을 마련해 전 계열사에 배포했다.
이전에도 일부 계열사가 상벌규정에 대략적인 징계 기준을 뒀으나 그룹 차원에서 표준안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준안에는 행위별 징계 등급을 세분화해 징계권자 재량에 따른 '고무줄 징계' 여지를 차단했다고 태광은 설명했다.
징계양정기준에 따르면 자금 횡령이나 법인카드 부정 사용은 물론 부당한 경비를 조성해 고의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 면직이나 직급 강등 이상의 중징계를 받는다.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와 불공정거래를 하거나 금전·향응·접대·편의를 제공받는 행위도 동일한 수준의 중징계를 적용받는다. 민원을 야기하거나 민원 처리를 소홀히 한 직원도 징계 대상이다.
아울러 '태광가족 윤리강령'도 5년 만에 개정하면서 '비윤리적 언행 금지'를 품격 유지 항목에 넣었다. 계열사 및 협력업체 간 공정한 거래를 위해 자격을 갖춘 모든 업체에 참가 기회를 부여하도록 했다.
윤리강령에 반하는 행위를 인지한 경우 의무적으로 담당 부서에 신고하도록 했다.
그룹 차원의 내부감사규정 표준안도 처음 마련했다. 감사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감사요원 전보를 제한하고, 감사 중 중대한 위법·부당 사항을 발현한 경우 법무실을 통해 수사를 의뢰하도록 했다.
경제·기업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영입해 자체 감사 역량도 강화한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장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감사 실무 경험을 쌓은 강승관 전무가 지난 1일 그룹 감사실장으로 부임한 것을 비롯해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등에 재직하며 관련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도 그룹과 계열사 감사실에 합류하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 추천으로 지난달 29일 태광산업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우진 서울대 교수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 감사위원회에 합류해 감사실 업무 전반을 보고받고 지휘한다. 기업지배구조·준법경영 전문가인 김 교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감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고자 트러스톤 추천 사외이사인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도 영입해 감사위원을 종전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태광은 이호진 전 회장 공백 기간 그룹 경영을 총괄한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 등 전임 경영진의 비위 행위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내부 감사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태광 관계자는 "김 전 의장은 자신의 비위행위를 감추기 위해 사실상 내부 감사 기능을 무력화했다"며 "이번 조치는 감사조직이 독립성을 갖고 객관적 시각에서 내부의 부정과 비리를 감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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