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턱밑까지 쿼드콥터? 미사일?…'발사체 정체' 놓고 신경전
NYT, 서방·이란 당국자 인용 보도…"전투기로 드론과 미사일 발사"
이란 '드론 격추' 주장…"애들 장난감" 평가절하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란 본토를 겨냥한 이스라엘 재보복에서 전투기가 동원됐으며, 드론과 함께 미사일도 발사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서방 및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사용한 미사일의 종류와 발사 장소, 격추 여부 및 낙하 위치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이란 측은 당시 영공으로 외부로부터 진입한 어떠한 미사일이나 드론, 전투기도 감지한 바가 없으며 이날 이스파한 등에서 격추된 드론은 이란 영토 내에서 발사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란 당국자들은 19일 새벽 이스파한 군기지를 겨냥해 소형 드론이 공격을 시도해 격추했으며, 이스파한에서 북쪽으로 약 800㎞ 떨어진 타브리즈 지역에서도 여러 대의 드론이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이날 미사일 공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란의 미사일 대응 시스템도 가동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공격과 선을 긋고 있으며, 미사일 동원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서 드론을 발사한 것이 맞다면 이는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조절하는 동시에 이란 당국의 '턱밑'에서도 공격을 벌일 수 있다는 경고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이 감지하는 데 실패한 전투기를 동원해 유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 미사일이 이란 영토 밖에 낙하했더라도 이란에는 비슷한 경고 효과가 될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의 한 이란 당국자는 NYT에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이스라엘의 드론이 이란 영토 내에서 발사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스라엘의 능력에 대한 메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미사일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9일 보도된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직전 공격에 대해 "어젯밤 일어난 것은 공격도 아니었다"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드론도 아니었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이날 공격에 소형 폭발 드론이 사용된 것은 최근 몇년간 이스라엘이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전례'와도 일치한다고 이란 당국자들은 짚었다.
이날 이란의 군 시설 등을 표적으로 삼은 드론은 대부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작전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지는 '쿼드콥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전 날개가 4개 달린 쿼드콥터 드론은 비행 거리가 짧으며 충격에 폭발할 수 있다.
앞서 2022년에는 5월에는 쿼드콥터 드론 여러 대가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의 파르친 군사기지를 공격해 엔지니어 한명이 사망했다.
그 해 2월에도 이란 서부 케르만샤의 군용 드론 생산 시설에 쿼드콥터 드론 6대가 침입해 폭발했으며, 2021년 6월에도 테헤란 외곽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던 시설에서 같은 종류의 드론 한 대가 폭발하는 일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통상 관행적으로 이란 등에서 벌어진 이러한 공격의 배후를 공식적으로는 자처하지 않고 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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