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잉생산 직격한 옐런…정작 중국인은 "그가 뭐 먹었나" 관심
광저우서 청나라 때 개업 식당 찾아…베이징서는 윈난요리 즐겨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엿새 일정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중국인들은 그의 발언보다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에 관심을 더 가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옐런 장관과 만난 리창 중국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옐런의 방중이 "사회적으로 정말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어느 식당에 가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등 옐런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로 떠올랐음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하는 것을 선호하며, 칸막이가 있는 식당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은발인 그의 동선은 눈에 잘 띈다.
중국 관영 매체가 운영하는 한 소셜미디어 계정은 옐런 장관이 방중 첫날인 지난 3일 청나라 때인 1880년 개업한 광저우의 식당 타오타오쥐에서 미국 대사 등과 식사하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영상을 올렸다.
다음날 웨이보(微博·중국판 X)에서는 옐런 장관이 젓가락질을 잘한다는 칭찬 글이 많이 본 글 중 하나가 됐다.
황이핑 베이징대 학장은 옐런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옐런 장관의 도착과 식사 뉴스를 지켜봤다"고 말했고, 옐런 장관은 이때 "내 젓가락 실력"이라는 말을 불쑥 던졌다.
옐런 장관은 베이징으로 이동해서는 유명 쓰촨요리 전문점인 라오촨반에서 음식을 먹었다.
또 방중 마지막 날인 8일 저녁에는 미국인이 공동 설립자인 베이징의 징아맥주를 방문해 미국 홉으로 만든 '플라잉 피스트 IPA'를 주문했다.
그는 한 모금 마시고는 "훌륭하다"고 말했다.
그의 중국 내 식도락이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재무장관으로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지난해 7월 이쭤이왕이라는 윈난 식당을 찾았을 때다.
당시 그는 제대로 조리하지 않으면 환각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버섯을 먹었고, 이런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이 나 해당 식당은 메뉴 일부를 그의 방문에 헌정하기도 했다.
손님들은 식당을 찾아가 옐런 장관이 먹었던 메뉴를 앞다퉈 주문했다.
훗날 옐런 장관은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버섯 요리가 맛있었다"면서 "버섯에 환각 성분이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고 털어놨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리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란포안 재정부장(장관) 등을 만나 전기차·태양광 패널 등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