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마잉주 "전쟁에 승자 없고 평화에 패자 없다"…반전 메시지
라이칭더 총통 5월 취임 앞두고 안보 위기 고조 中 염두 둔 듯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전쟁에는 승자도 없고 평화에는 패자도 없다"는 말로 반전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연합보 등 중화권 매체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이번 방중에 동행한 청년 대표단과 함께 베이징의 항일전쟁기념관을 찾은 마 전 총통은 연설을 통해 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루거우차오 사건은 1937년 7월 7일 일본군 도발로 촉발된 중·일 양국군 충돌로 중국과 대만에선 이 사건을 항일전쟁 기점으로 삼는다. 이후 1945년 8월 15일 일본 항복 때까지를 '8년 항전기'로 부른다.
마 전 총통은 "요즘 젊은이들은 항일전쟁 시기에 우리나라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와 세계 평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모른다"고 언급하면서 "미래 세대는 (전쟁이라는) 역사적 과오를 반복해선 안 되며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루거우차오 사건을 교훈 삼아 "자립 자강으로 중화를 부흥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항일전쟁기념관을 방문한 뒤 부근의 루거우차오를 직접 찾기도 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중국 당국이 오는 5월 20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을 앞두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최전방 진먼다오 부근을 중심으로 대만해협에서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대만 내에선 이를 두고 대만 내 대표적인 친중파인 마 전 총통이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 차기 총통이 주도하는 친미·독립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 정권을 겨냥한 중국 당국의 '강경 대응' 의지를 누그러뜨릴 목적으로 반전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대만언론은 마 전 총통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할 것으로 관측했으며, 이에 대해 대만 대륙위원회는 "양측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 1일 '갑진년 청명 황제(黃帝) 제사'와 광둥성과 산시(陝西)성에 이어 베이징에서 뿌리 찾기(尋根)와 교류 활동을 명분으로 중국을 방문한 마 전 총통은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jinbi100@yna.co.kr,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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