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해안에 건설되는 부두…미군, 무장단체 공격 받을 위험"
로켓, 드론, 보트에 피습 우려…"부두·둑길도 공격 대상"
미 정부도 위험은 인정…"부두 건설·운영 안전에 모든 노력"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굶주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부두를 설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는 지난 8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 가자지구 해안에 부유식 부두(floating pier)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부두는 선박에 실린 구호물자를 가자지구로 들여보낼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군은 가자지구 해안에서 부두를 건설하고 이후 시설 운영에도 관여하면서 해상에 머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 시설을 통해 아사 위기에 처한 주민에게 하루 최대 200만끼의 식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WP가 인터뷰한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 부두가 하마스나 이란에서 무기 등을 지원받는 무장단체들에 매력적인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무장단체가 보내는 로켓, 공격용 드론, 잠수부, 폭발물을 실은 고속보트 등이 가자지구 해안에 있는 미군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앤서니 지니 전 중부군사령관은 "부두가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고, 사가모어 인스티튜트 소속 제리 핸드릭스 분석가는 "어떤 보안 장치를 설치하더라도 (부두와 육지를 연결하는) 둑이 매우 취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취약한 환경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군인을 보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83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던 미 해병대 숙소가 폭탄 테러를 당해 미군 241명이 숨진 사건과 202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미군 13명과 170여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테러로 사망한 것을 예로 들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우려를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하마스, 팔레스타인이스라믹지하드 등 미국이 지정한 테러 조직들이 이번 임무에 파견될 미군을 공격할 가능성을 국방부가 너무 간과한 것을 심각하게 걱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 정부는 부두 설치가 위험한 일이지만 가자지구 식량 공급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정부는 임시 부두를 만들면서도 자국 병력을 가자지구 안으로는 일절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런 임무는 결코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지상에 미군은 없을 것이며, 군 지도자들은 부두 건설과 운영에 있어 안전 보장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을 지낸 미 예비역 해군 제독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도 "이 임무는 합리적이고 달성할 수 있다"면서 위험은 보통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두 건설은 지난 12일 버지니아 기지를 떠난 미 육군 1천명과 함정 4척이 담당한다.
이들은 가자지구 해안에서 부유식 부두를 만들고 바다에서 해안가로 이어지는 약 550m 길이의 2차선 둑길을 건설할 예정이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