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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알리, 격전지 한국서 '쩐의전쟁' 본격화…출혈심화 우려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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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알리, 격전지 한국서 '쩐의전쟁' 본격화…출혈심화 우려도(종합)
쿠팡, 3조원 투자 계획 공개…알리, 한국 채널 수수료 내년 6월까지 면제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대규모 투자 전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쿠팡이 무섭게 장악해가던 한국 시장에 중국 대표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연초부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면서 양사의 '쩐의 전쟁'이 날로 격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과 다른 국적의 업체들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면서 살아남을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먼저 이번 이커머스 전쟁에 포문을 연 것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3년간 11억달러(1조5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또 지난 18일부터 K-Venue(케이베뉴)에서 1천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천억 페스타'를 시작했고, 10억원 상당의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10억 팡팡 프로모션'을 마련하는 등 돈을 쏟아붓고 있다.
실제 알리가 '100만원 쿠폰' 111장을 포함해 10억원어치 쿠폰을 랜덤으로 제공하자 행사 첫날 17만7천여명이 몰려 쿠폰이 동났을 정도로 반응도 좋았다.
알리바바의 투자 계획이 이달 중순께 공개되고서 보름도 안 돼 이번에는 쿠팡이 맞불 전략으로 나섰다.
쿠팡은 27일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전격으로 발표했다.
투자 계획을 보면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앞으로 8개 이상 늘리고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으로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182개(70%)에서 230여개(88% 이상)로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쿠팡이 3조원 투자계획을 내놓은 지 두 시간도 안 돼 알리익스프레스가 또다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오전 케이베뉴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내년 6월까지 지속하고 국내 판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판매자 수수료 면제 정책을 통해 더 많은 판매자가 판로를 확장하고 소비자와 접점을 강화하도록 돕고 싶다"며 "특히 중소 파트너들의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해 상생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을 놓고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쩐의 전쟁에 나선 것이다.



유통업계에선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신경전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쿠팡이 국내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1위를 굳힌 상황에서 중국계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직구 쇼핑플랫폼, 이른바 'C-커머스'(China+이커머스)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침투해오면 우위를 뺏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누적적자가 6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3조원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C-커머스 진입을 전국 물류망과 로켓배송으로 막아내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대규모 지출 경쟁을 벌이자 나머지 유통사 관계자들은 "불황에 물류망 등 인프라 구축에 조 단위 신규 투자는 불가하다"며 "최저가, 프로모션·이벤트 경쟁도 훨씬 치열해질 텐데 걱정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26일 발표한 '2월 국내 주요 25개 유통업체 매출'을 보면 온라인 매출 비중이 53.2%를 차지했고, 작년 9월 이후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온라인 쇼핑이 제공할 수 없는 '공간' 경쟁력 강화를 공통 화두로 제시했으며, 수익성 강화·재무 건전성 확보를 약속했다.
유통업계는 알리바바그룹이 보유한 현금자산이 855억달러(114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투자 규모를 계속 늘릴 가능성이 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쿠팡과 국내 유통 기업들의 피로감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한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국산 공산품을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해외 셀러를 모집해 상품력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상품의 역직구(수출)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G마켓(지마켓)은 지난달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한국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달 30만개 G마켓 상품을 현지에 선보였다.
싱가포르 기반의 큐텐그룹은 국내 이커머스업체 티몬과 인터파크, 위메프를 잇달아 사들인 데 이어 이날 인터파크를 통해 AK몰을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북미·유럽 기반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Wish) 인수도 발표했다.
큐텐그룹은 AK몰 백화점 상품까지 포함해 한국 상품의 온라인 판로를 글로벌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한 일본 대표 이커머스 라쿠텐 이치바도 한국 상품을 자국 시장에 소개하는 역직구는 물론 국내 고객에 일본 여행상품 등을 판매하는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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