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노골적 밀어주기?…베네수 유력한 野대선후보 등록 막혀
후보등록 시한 마감일까지 선관위 시스템 장애…마두로는 '출정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7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석연찮은 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 장애로 야권 대선후보의 온라인 후보 등록이 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당 연합인 '통합 베네수엘라'(UV)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오는 7월 28일 치러지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선관위 웹사이트 내 후보 등록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야권 지도자의 '대체 후보'로 선출된 코리나 요리스(80)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으로서의 제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후보자 등록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자신의 SNS에 "마두로 정권이 후보를 직접 선택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현재 대선 후보로는 3선 도전에 나선 통합사회주의당(PSUV)의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을 비롯해 10명 정도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9명은 야당이지만, 대부분 마두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는 '친여성향'으로 꼽히고 있다.
중남미 각국은 공정 선거를 해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런 후보 등록 제한이 현실화하면 베네수엘라 민주 선거를 향한 진전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며 "선거 과정 전반의 무결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도 더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에콰도르, 파라과이, 우루과이, 페루 정부도 아르헨티나 정부와 뜻을 같이하며, 요리스 후보 등록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을 해소할 것을 베네수엘라 선관위에 촉구했다.
대조적으로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대적인 출정식 행사를 열었다.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 타계에 따라 2013년 4월 치러진 대선에서 처음 당선된 뒤 11년 가까이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 대형 사진을 들고나온 지지자를 향해 "(나는) 미국 제국주의의 이익에 헌신하는 반대자를 누르고 베네수엘라에 번영과 미래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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