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시장법' 첫 조사…알파벳·애플·메타 "준수 확신"(종합)
"제3자 서비스 등 허용해야…수수료 등 제한 부과 가능성"
(베를린·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계연 김태종 특파원 =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애플, 메타를 상대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EU가 이달 7일(현지시간)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규제하는 DMA, 일명 '빅테크 갑질 방지법'을 시행한 이래 첫 조사다.
EU 집행위원회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알파벳과 애플이 앱스토어에 부과된 의무와 관련해 시행한 조치가 DMA를 위반했는지 평가한다고 밝혔다.
DMA상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알파벳·애플 등 6개 플랫폼 사업자는 이 법의 시행에 맞춰 외부 앱이나 대체 앱스토어 설치 등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를 모두 허용하도록 했다.
애플은 DMA 시행에 따라 앱스토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에 제3자 앱스토어 설치를 허용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폰 기본설정에서 자사 검색엔진을 빼고 이용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검색 결과 화면도 자체 예매 서비스와 경쟁 사이트 목록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EU는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각종 수수료 등 여러 제약과 제한을 부과해 DMA를 완전히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는 아이폰 사용자가 웹브라우저와 운영체제 기본설정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애플이 충분히 조치했는지, 구글이 검색 결과에 표시되는 타사 서비스를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취급하는지 조사한다고 밝혔다.
메타에 대해서는 여러 서비스에서 개인정보를 결합해 사용하는 경우 이용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DMA 조항을 위반했는지 조사한다고 EU는 덧붙였다.
EU는 또 구독료를 내면 광고 없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메타의 '유료 또는 동의' 정책과 관련해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 대안을 제공하지 못하며 개인정보 축적을 방지하려는 DMA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가 조사 결과 DMA 의무사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플랫폼 사업자는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이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EU는 예비조사 결과를 업체에 알리고 이날부터 12개월 안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들 기업은 DMA를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애플은 "우리는 우리의 계획이 DMA를 준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EU 집행위가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애플의 모든 팀은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다양한 새로운 개발자 기능과 도구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DMA 준수를 위해 유럽에서 서비스 운영 방식을 크게 변경했다"며 "지난 한 해 동안 EU 집행위, 이해관계자 등과 수십 차례에 걸쳐 피드백을 받고 상충되는 요구사항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메타 역시 "구독은 다양한 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우리는 DMA를 비롯한 여러 중복되는 규제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 없는 구독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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