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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제재 회피 '뒷문' 닫히나…두바이 은행, 러 재벌 계좌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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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제재 회피 '뒷문' 닫히나…두바이 은행, 러 재벌 계좌 폐쇄
美압박에 튀르키예 은행도 몸사리기…오스트리아 은행도 러 사업 재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서방 제재 속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 유럽 일부 은행들과 거래를 유지해왔지만, 미국이 제재 고삐를 죄면서 점차 그 문이 닫히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바이의 주요 국영은행 에미리트 NBD가 러시아 재벌과 러시아 석유 거래업자들 소유의 계좌 일부를 폐쇄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 대출 기관도 러시아 관련 사업에 점점 몸을 사리고 있고, 오스트리아 은행도 러시아 관련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 관료들의 방문과 러시아 관련 무역 회사 등에 대한 제재에 따른 것이다. 미 백악관은 지난해 말 재무부의 대러 제재 관련 권한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러시아 방산 기지 관련 거래에 대해 외국은행들을 제재할 수 있게 됐다.
그 변화의 중심에 에미리트 NBD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재벌과 사업가들은 두바이 등 UAE로 모였다. 에미리트 NBD는 그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러시아 석유 거래를 처리하고, 러시아 부호를 위한 부서를 설치해 수요에 대응했다.
그러나 최근 몇달간 미국의 강한 압력이 들어왔다. 미 미 재무부와 국무부 관료들이 UAE를 방문했고, 러시아에 초점을 둔 석유 거래업체 볼리턴(Voliton)과 같은 UAE 기반 기업에 신규 제재를 가했다.
이에 에미리트 NDB는 러시아 관련 부서를 없애고 루블화 송금 수락을 중단했다. 500만달러 이상 보유하거나 제재 관련 기업 소유의 러시아 계좌도 다수 폐쇄했다.
폐쇄된 계좌 중에는 볼리턴, 각각 UAE와 홍콩 기반 석유중개회사 코랄 에너지와 벨라트릭스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 비료기업 우칼랄리, 러시아 사업가 이반 타브린 계정도 폐쇄됐다.
에미리트 NBD 대변인은 특정 고객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금융 범죄 및 자금 세탁과 싸우고 해당 국제 제재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미리트 NBD 외에도 이집트 국영 대출 기관 '뱅크 미스르'의 두바이 지점도 코랄 에너지를 포함, 일부 기업의 계좌를 폐쇄했다.

튀르키예 금융기관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제재 위반을 도운 기업을 처벌하라고 튀르키예 정부를 촉구해왔다.
러시아 수출 기업들의 재정고문인 오메르 젠칼은 "자금을 수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일부 은행들이 러시아에서 튀르키예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튀르키예의 러시아 수출은 6억7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
미국은 중부 유럽의 금융 중심지인 오스트리아도 찾았다. 최근 재무부 당국자 애나 모리스가 오스트리아 정부와 라이프아이젠 은행을 방문했다고 WSJ는 전했다. 라이프아이젠 은행은 러시아에 지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재무부는 은행들이 신규 제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광범위한 국제 활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아이젠 은행은 전쟁 발발 후 꾸준히 러시아 사업을 축소해왔다며, 러시아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분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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