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아이티 수도 80% 장악"…미국, 자국민 대피 전세기 파견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갱단이 수도 대부분을 장악하며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갱단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80%를 장악한 것으로 추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르토프랭스에서는 매일 경찰과 갱단 간 전투가 벌어지고 있고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도로는 텅 빈 상태다.
도시 외곽으로 가는 도로나 항구로 통하는 길은 갱단에 의해 막혔고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도 폐쇄됐다.
주요 식료품점에서는 식품이 동났고, 주유소에서는 연료가 거의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은 혈액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포르토프랭스 항구에서 구호품 컨테이너 17개 가운데 1개가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에는 인공호흡기 등 물품이 들어 있었다.
한 조종사는 "도시 전체가 갱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치안 부재 상황이 계속되자 미국 정부는 아이티에 있는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전세기는 아이티 캡아이티엔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와 빈곤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현재 인구 절반에 달하는 약 550만 명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CNN은 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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