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새 총리에 아바스의 아바타…국제사회 개혁 요구 외면하나
'부패·무능' 팔 자치정부 개편 목소리…장기집권 아바스 영향력 강해
"실질적 변화 없을 것"…"시민들이 원하는 건 진정한 정치 변화·선거"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마무드 아바스(88)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새 총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면서 PA 개혁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바스 수반이 PA가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평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개혁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PA 신임 총리로 임명된 무함마드 무스타파(69)는 팔레스타인 경제 개선을 위해 세워진 팔레스타인투자기금(PIF) 회장이자 아바스 수반의 수석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
아바스 수반은 무스타파 신임 총리에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원조의 주도적 노력, 가자지구 전후 재건 등을 주문했다.
모두 팔레스타인에 중요한 과제이지만 새 내각이 이를 제대로 해낼 수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아바스 수반의 영향력 아래에서 PA의 실질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의회가 제기능을 못하는 팔레스타인을 장기 통치하며 사법 분야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2009년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를 뽑는 선거를 거부해왔다. 아바스 수반은 자신과 달리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은 하마스에 2007년 가자지구 통치권을 빼앗겼다.
미국은 최근 몇 달간 이런 PA를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거부하지만 가자지구 종전 이후 PA에 가자지구 통치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바스 수반에게 누구를 신임 총리로 임명해야 할지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방 외교관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과 국제사회,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있는 독립적 인물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아바스 수반의 정적인 나세르 알-쿠드와 전 PA 외무장관은 무스타파 총리 임명과 관련,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바스 수반은 현상 유지를 원한다"며 "그는 모든 권력을 계속 손에 쥐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정치분석가인 하니 알-마스리는 "미국과 역내 국가들이 원하는 변화가 반드시 팔레스타인 시민이 원하는 변화는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정치의 진정한 변화와 선거를 원한다"고 진단했다.
PA의 새 내각이 얼마나 많은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서안지구에 있는 정치분석 단체 '허라이즌 센터'의 이브라힘 달라샤 소장은 "새 내각이 실패할 것이라고 성급히 말해선 안 된다"며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무스타파 신임 총리를 향해 PA 개혁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스타파 총리의 임명을 환영한다며 "가능한 빨리 개혁 내각을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은 새 정부가 신뢰할 수 있고 광범위한 개혁을 시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