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나발니 측근 "反푸틴 활동 계속할 것…포기 안해"
리투아니아서 괴한들에 망치로 맞아…사망 나발니 최측근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지난달 사망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최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43)가 망명지인 리투아니아에서 정체불명의 괴한들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한 뒤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반대하는 저항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볼코프는 13일(현지시간) 새벽 병원에서 퇴원한 뒤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에 대해 푸틴의 하수인들이 건넨 "전형적인 강도들의 인사법"이라면서 "그들은 말 그대로 나를 커틀릿(저민 고기 튀김)으로 만들려 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번 공격에서 다리를 열다섯번이나 가격당했다면서 "걸을 때 아프지만 다리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팔이 부러졌다"고 설명했다.
볼코프의 아내 안나 비류코바는 앞서 소셜미디어(SNS)에 부상한 남편의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서 볼코프는 눈이 멍들고, 이마에는 붉은 자국이 있으며, 다리에는 청바지를 뚫고 배어 나온 피가 묻어있는 모습이었다.
리투아니아 경찰 대변인은 AFP 통신에 "러시아 시민이 12일 오후 10시쯤 수도 빌뉴스에 있는 자기 집 근처에서 폭행당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나발니의 오랜 언론 담당관이었던 키라 야르미쉬는 SNS 엑스(X·옛 트위터)에 "볼코프가 방금 그의 집 밖에서 공격받았다. 누군가가 차 창문을 깨고 그의 눈에 최루가스를 뿌렸는데, 그 후 공격자가 레오니트를 망치로 때리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볼코프는 러시아의 야권 인사 중 한 명으로 2019년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가 세운 '반부패재단'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후 다른 몇몇 나발니 측근들과 해외로 망명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도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반부패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했다.
폭행 사건 전날 볼코프는 SNS에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죽였다. 그전에도 그가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글을 올렸다.
또 폭행 몇시간 전에는 독립 러시아 매체 메두자에 나발니 사망 후 자신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제 주요 위험은 우리 모두가 죽임을 당하리라는 것이고, 그것은 상당히 명백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반정부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나발니는 2021년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곧바로 체포됐고, 수감생활 3년여만인 지난달 16일 북극 교도소에서 갑작스럽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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