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에도 별탈없는 러 경제, 5선 도전 푸틴의 홍보자산"
AP 통신 보도…경제 부담 요소는 상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버티고 있는 러시아 경제가 오는 주말 대선에서 5선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가장 큰 홍보 자산이 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불편함을 제외하면 푸틴 대통령이 2년 전 우크라이나전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인들이 크게 체감하는 경제적 변화는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브랜드 매니저 이리나 노비코바(39)는 "매장의 물품 가격이 다소 높아졌지만 국산 제품이 더 많이 등장했다"면서 "우리는 적응하고 있고, 중국 친구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제3국을 통한 '병행 수입'은 돈 있는 러시아인들이 운동화부터 핸드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서방 제품들을 계속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경제는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의 예상 성장률인 0.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러시아 정부의 예산 지출 계획은 2018년의 약 2배에 달하지만 세금과 석유 수입이 계속 들어오면서 재정적자는 관리할 수 있는 상태로 남아 있다.
중앙은행 목표치인 4%보다 높은 7%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문제지만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6%까지 인상해 물가 급등에 대응해 왔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는 "러시아의 모든 선거에서 경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80%대의 득표율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경제 안정은 커다란 '원군'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제는 러시아가 중국 등 아시아의 새로운 고객에게 석유와 천연가스를 계속 수출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석유 가격이 유지되는 한 러시아는 군사·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출을 무한정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 경제에 부담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전이 시작된 후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남성이 러시아를 떠났고, 다른 수십만 명은 자원입대하면서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보이콧으로 주요 시장을 유럽에서 중국, 인도 등으로 옮겨야 했다.
르노,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현대 등 외국 주요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자동차 산업도 쇠퇴했다.
서방 제재와 외국인 투자 단절에 따른 신기술 접근 제한과 생산성 저하가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도한 정부 보조금은 언젠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관리 능력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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