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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낙태' 말 못하나…국정연설 '재생산 자유' 두고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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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낙태' 말 못하나…국정연설 '재생산 자유' 두고 뒷말
낙태권 지지자 "금기로 여겨 모호한 발언" 낙인찍기 주장
가톨릭이라 불편했나…과거 '실천적 천주교인'이라며 낙태에 회의적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올해 미국 대선에서 낙태 이슈가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국정 연설에서 '낙태'(abortion) 단어를 직접 사용하는 것을 피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미 의회 국정 연설 중 연설문에 적혀있던 '낙태'라는 단어를 '재생산의 자유' 혹은 '선택의 자유' 등으로 대체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태아의 유전 질환이 발견됐음에도 텍사스주에서 낙태를 거부당한 케이트 콕스의 사례를 설명하던 중 당초 연설문에 적혀있던 "텍사스주 법이 낙태를 금지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텍사스주 법이 그녀의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금지했기 때문"이라고 바꿔 말했다.
정치인들이 즉석에서 연설문의 내용을 바꿔 말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낙태권을 지지해온 여성 단체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라는 단어의 언급을 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낙태권 옹호단체 '프로초이스' 오하이오 지부 이사 켈리 코프랜드는 AP에 "'낙태'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금기이자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을 암시한다"며 "이는 낙인을 찍는 것이며 해롭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태 시술을 지원하는 기구인 '여성의 온전한 건강'(Whole Woman's Health)의 에이미 밀러 대표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많은 직원이 분노했다면서 "우리가 제공하는 것은 낙태이며, 여성들이 거부당하고 있는 것도 낙태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재생산의 자유'를 해달라며 연락하거나, '신체의 자율성'이나 '선택' 절차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낙태 시술"이라고 말했다.

올해 81세의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부터 낙태권을 지지했다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입장이 변화한 경우에 더 가깝다.
그는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미국 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나온 초기에는 이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방 정부의 자금으로 낙태 시술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거나 임신 후반부에 행해지는 낙태를 규제하는 방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뒤에는 보수 연방 대법원이 폐기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구하라고 의회에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 승인을 지지하는 등 낙태권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번 대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기여했다고 비판하며 더 나아가 체외 인공수정(IVF), 피임 등 더 넓은 범위의 여성의 생식권 옹호를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과 '모두를 위한 생식의 자유' 등 주요 낙태권 지지 단체들도 바이든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러한 행보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까지도 여전히 '낙태'라는 단어의 사용을 꺼리는 것은 그가 이 사안과 다소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AP는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뉴요커 인터뷰에서 "나는 '이건 내 몸이야, 내 맘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식의 말을 지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달에는 자신이 "실천적 천주교인"이라며 "나는 사용자 요구에 따라 무조건 이뤄지는 낙태(abortion on demand)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으며, 지난해 재선 캠페인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도 비슷하게 "나는 낙태를 대단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옳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 측은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적인 생각을 숨기지는 않되 그가 시간이 지나면서 낙태에 대한 입장이 변화했으며,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점을 부각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달리 반복적으로 여성에 대해 역겹고 경멸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가 당선되면 국가 차원의 낙태 금지를 도입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의 선택은 매우 명료하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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