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F-16 전투기 구입과 가자지구 전쟁 등 여러 현안을 논의한다.
하칸 피단 외무장관이 이끄는 튀르키예 대표단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잇달아 면담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피단 장관은 러시아 S-400 방공 미사일 인수 이후 튀르키예에 부과된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려 할 것"이라며 군사·경제 여러 분야에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먼저 포괄적인 실무 회담이 진행된 뒤 이튿날인 오는 8일 피단 장관과 블링컨 장관이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 대(對)러시아 관계 등 문제에서 뿌리 깊은 불일치를 넘어설 수 있을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벌이는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과 평화 정착 논의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선 이 전쟁과 관련해 이슬람 국가로서 역내 목소리를 키우는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튀르키예는 가자지구 전쟁 뒤 이스라엘에 가장 적대적인 국가 중 하나다.
튀르키예는 미국이 주축인 서방의 군사동맹 나토의 오랜 회원국이지만 지난 수년간 미국의 대외 정책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며 양국간 불협화음이 났다.
2019년 튀르키예가 러시아에서 S-400 방공 미사일 도입을 강행하자 미국이 튀르키예를 F-35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하고 F-16 판매까지 막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 속에서 북유럽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튀르키예가 약 20개월 가까이 승인하지 않은 것도 미국의 불만을 샀다. 지난달 튀르키예가 스웨덴 가입안을 비준한 직후에야 미국 의회는 F-16의 튀르키예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의 길목에 자리잡은 지정학적 이점을 지닌 튀르키예를 섣불리 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냉전 시대 러시아 지역 정찰의 거점이었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군사작전을 펼 때에도 보급품 수송로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튀르키예는 2022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흑해 곡물협정 연장을 중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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